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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부 표방했는데'...환란 이후 최악 고용 성적표 나온다

입력
2021.01.09 04:30
수정
2021.01.09 09:4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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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3일 연간 고용동향 발표
지난해 11월까지 취업자 18만명↓... 20대는 14만명↓
60대 이상 일자리로 버텨... 올해는 더 `깜깜`

지난달 17일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대학일자리센터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7일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대학일자리센터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받게 됐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사업, 고용유지지원금 등 각종 대책을 내놨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자리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8년 이후 '고용 최악의 해'

8일 정부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13일 2020년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연간 고용동향은 매달 발표되는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주요 고용지표를 연간 기준으로 작성한 평균치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자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일자리 성적표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고용 충격이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취업자는 월평균 2,693만9,000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8만1,000명 줄었다. 수도권 거리 두기가 지난해 11월 24일 2단계, 12월 8일 2.5단계로 강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2월을 포함한 연간 취업자 감소 폭은 20만명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임기 초인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마련된 일자리상황판을 가리키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임기 초인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마련된 일자리상황판을 가리키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취업자 감소 폭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취업자는 8만7,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전년 대비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지금까지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

청년층 고용으로 한정해도 지난해는 '역대급'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1~11월 20대 취업자는 월평균 360만9,000명으로 1년 새 13만7,000명 줄었다. 12월 청년층 고용 여건이 좋지 않았던 만큼, 2009년 20대 취업자 감소 폭(-13만7,000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30대 역시 11월까지 취업자가 월평균 15만8,000명 줄어 11년 만에 최다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노인 일자리로 버텨... 올해 "15만명 증가" 예상


사실 이마저도 통계상 취업자 수를 늘리거나 유지하는 정부의 각종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컨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가 지난해 월평균 42만9,000명(103.2%) 급증했는데, 이는 정부가 휴업수당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대폭 늘린 덕이다. 또 정부가 지난해 직접 일자리 94만5,000개를 제공하면서 60세 이상 취업자가 1~11월 월평균 38만7,000명 증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도 고용이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을 전제로 3.2%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서도 취업자는 15만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이날 "1분기에 직접 일자리 사업에서 80만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며 "공공기관 신규채용도 작년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정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11월 고용동향이 나온 뒤 페이스북에서 "3차 확산에 따른 고용 영향이 12월, 내년 1월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거리 두기에 따라 고용지표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낙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간 취업자 수 추이

연간 취업자 수 추이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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