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응 교수 "美 정치권서는 트럼프 탄핵 고민 중"

입력
2021.01.08 07:30
수정
2021.01.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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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가 본 美의회 난입 사태?
"美정치권 '트럼프, 빨리 내려오게 하자'는 반응"
"탄핵 사유 분명하나 역풍 우려에 고민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약 2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에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CBS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오늘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정치인들, 국회의원들은 탄핵을 해서 하루라도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는 내용인데, 탄핵 사유가 분명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탄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 교수는 "문제는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순교자로 만드는 상황이 돼 더 곤란한 상황이 있을 수 있어 (미 정치권이)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가 2주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 잘 버텨서 큰 문제 없이 평화롭게 정권 이양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25조 발동, 쉽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가 백악관 브리핑룸의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지 2시간 만에 올린 1분 분량 동영상에서 "지금 귀가하라"며 직접 시위대 해산을 촉구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가 백악관 브리핑룸의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지 2시간 만에 올린 1분 분량 동영상에서 "지금 귀가하라"며 직접 시위대 해산을 촉구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탄핵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방법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각료들을 동원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부통령과 주요 각료가 대통령이 더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면 된다.

그러나 하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 역사상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 임기가 2주 밖에 안 남았는데 (그 기간 안에) 장관들과 수월하게 의견 조율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절차를 아는 탄핵 쪽이 더 깔끔하다"며 "수정헌법 25조에 의거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 교수는 이날 벌어진 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해 "미국에선 자국민이 질서를 어기고 의사당에 난입한 전무후무한 일로 그려지고 있다"며 "일부 정치인들은 보안을 어떻게 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시위대들이 난동을 벌인 이유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을 막겠다는 것보다 '우리는 절대로 바이든 대통령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받아들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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