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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나와 의대 간 게 자랑?"...유퀴즈 출연자 두고 '시끌'

입력
2021.01.07 16:30
수정
2021.01.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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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재 기른다는 영재학교 목적에 안 맞아"?
"개인이 잘 해서 과학고 통해 의대 간 것인데 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출연자의 출신 학교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은 국내 주요 의대 6곳에 동시 합격한 출연자가 의대 진학이 아닌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교 출신임에도 이를 '모범 사례'처럼 제시한 점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유 퀴즈'에는 영재학교인 경기과학고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신재문씨가 나와 자신의 공부 비법을 알려줬다. 하지만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씨의 출연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초중등 학부모 대상으로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예과, 약대 진학을 위한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 및 대입 특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9년 4월 초중등 학부모 대상으로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예과, 약대 진학을 위한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 및 대입 특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판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영재학교는 이공계 분야 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만들어 졌고 학생들에게 학비를 비롯해 각종 학습 비용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특수목적고다.

이 때문에 일반 고교에서는 접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수리 과학 지식을 배우고, 정부의 지원으로 고가의 실험 장비와 도구로 공부할 수 있다. 대학 입시 관련해서도 수시 진학에 필요한 각종 대외활동 등도 일반고 학생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목적에 맞지 않게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의대와 약대에 진학하는 사례가 많았고 이 때문에 운영의 적절성이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2016년 졸업 후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에게 패널티를 주기로 했다. 그 때부터 영재학교는 애초에 입시 설명회 때부터 의약계열 진학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고, 입학 때 서약서를 쓰게 했다. 결과적으로 의약계열 학과에 진학하면 장학금 신청을 못하게 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학금 패널티만으로는 의대 진학 자체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게다가 신씨처럼 이 조치 이전에 영재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적용 대상도 아니었다. 방송에서 신씨는 영재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했다. 봉사 내역도 의료 봉사로만 200시간 이상을 채우는 등 의대 진학에 맞춰 생활기록부도 관리 했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온 나라 입시가 의대로 종결되는 이 때 굳이 과학영재고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인물을 섭외한 의도가 무엇이냐"며 방송 제작진을 향해 날을 세웠다. 유튜브 영상 댓글 창에는 방송 직후 "영재학교에서 의대 진학한 게 자랑인가"라는 글이 달렸다.

다만 "개인이 공부를 잘해서 과학고를 통해 의대를 간 것이고, 장학금 페널티도 감수한 것인데 그걸 비판하는 게 옳은가"하는 옹호 의견도 일부 나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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