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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트럼프 계정 차단… "난동 방관했다" 소셜미디어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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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을 벌이기 전, 조짐이 없지 않았다. 이미 몇 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페이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지역) 분리 독립’에서 자기들이 뭘 하려 하는지 공개 논의했다. 댓글에는 총기 사진이나 폭동 계획을 암시하는 이모티콘이 등장했다. 수도를 점거하고 의회가 대선 결과를 뒤집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그들은 웅성댔다.
이날 아침 페이스북은 이 페이지를 없앴다고 했다. 그러나 팔로어는 흩어지지 않았다. 다른 우익 성향 SNS에 모여 조직하고 소통했다. 여기서 유행하던 해시태그가 ‘#stormthecapitol’(의사당을 습격하라)였다.
의사당 난입 직후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잠정 정지시켰다. 일단 12시간 동안이다. 트위터가 대통령 계정을 정지시킨 건 처음이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게시된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선거 부정’ 주장 트윗 3개가 반복적으로 심각하게 자사 ‘선거 공명성 정책’(Civic Integrity Policy)을 위반해 계정주에게 삭제를 요청했다며 정지 조치 사실을 공개했다. 트위터는 “트윗들이 삭제되지 않으면 그 계정은 계속 정지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력의 위험성’을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표시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트윗을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활동을 제한한 뒤 곧이어 내린 결단이었다.
이례적 조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 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 확성기 노릇을 해 온 트위터의 전례 없는 질책”이라고 했다.
페이스북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 메시지를 삭제했다. 가이 로젠 부사장은 의사당 난입을 가리켜 “긴급 상황”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이 삭제한 트럼프 대통령 동영상은 의회 폭력 사태 발생 약 2시간 만에 게시된 것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지키고 평화를 가져야 한다”며 시위대에 해산하라고 주문한다. 다만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젠 부사장은 “폭력 위험을 줄이기보다 부채질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작 이뤄졌어야 할 규제라는 게 시민사회의 지적이다. NYT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 사용자들이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에게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철거를 요구했다. 시민권 단체들은 정치적 폭력 요구에 맞서는 소셜 미디어의 행동이 “벌써 오래 전에 행해졌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소셜 미디어에 투자해 큰돈을 번 벤처 투자자들조차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위터 투자자 크리스 사카는 잭 도시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보낸 편지에서 “폭력적인 반역을 부추기는 건 자유로운 표현 활동이 아니다”라며 “4년간 테러를 합리화했다”고 이들을 비판했다.
미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정보 활동은 우리 민주주의에 명료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소셜 미디어 업체들이 그의 계정을 정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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