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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개발은 기적... 보관 까다로운 화이자보다 얀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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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접종하는 건 부작용 가능성을 감안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연구실에서 만난 류왕식(65) 생화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제조사와 협의를 시작할 당시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선구매 안 했다고 비난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35년간 산·학·연을 오가며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류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지난달까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으로 일하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다음달 정년퇴임을 앞둔 원로 과학자가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입을 열었다.
-외국보다 접종이 늦다는 비판이 여전한데.
“백신은 접종 후 주로 약 4주 이내에 부작용이 생긴다.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없었어도 대량 접종하면 생길 수 있다. 영국, 미국처럼 급박하지 않은 상황이고 올해 안에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니, 구매 계약이 다소 늦은 건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지원위원회 출범 초기(지난해 4~5월)만 해도 1년 안에 백신이 개발될 거라고 장담한 전문가는 없었다. 그땐 누구라도 임상도 안 끝난 백신을 선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백신 개발 가능성이 그렇게 낮았나.
“지금까지 5년 안에 개발된 백신은 없었다. 학자로서 보면 1년도 안 돼 높은 방어율을 가진 백신이 나온 건 기적이나 다름 없다. 코로나 백신을 대량 접종 뒤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면 노벨상 감이고, 교과서를 다시 쓸 일이다.”
-유전자(RNA) 백신 만든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는 어떤 회사인가.
“신약 한번 만들어본 적 없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사노피, GSK, 머크 같은 3대 백신 강자가 기존 기술에 머물러 있는 사이 백신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RNA 백신은 제조 공정이 단순해 쉽고 유전자만 바꾸면 코로나19 외에 다른 감염병 백신으로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다. RNA 백신의 이런 강점이 팬데믹(대유행)으로 입증됐다. 휴대폰이 유선전화를 사라지게 한 것처럼, RNA 백신으로 기존 항원(단백질) 백신 시대는 저물 것이다.”
-RNA 백신이 코로나 백신 전쟁의 승자인가.
“RNA 백신은 방어율이 높지만, 보관이 어렵고 두 번 맞아야 하고 비싼 편이다. 얀센의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임상에 성공하면 △냉장보관 △1회 접종 △낮은 가격의 장점을 고루 갖춘 보급형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변이가 늘면 백신을 맞아도 소용 없나.
“백신이 일으키는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변이는 백신 접종자가 충분히 많아져야 생긴다. 현재로선 다수가 백신을 맞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접종하기도 전에 변이부터 걱정하는 건 시기상조다.”
-변이 바이러스가 무섭다는 이들이 많다.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복제될 때 변이가 흔히 생긴다. 전파력은 높이고 병독성은 낮추는 변이를 통해 숙주인 인체에 적응해간다. 변이에 대해 방역을 강화하는 건 필요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
-지원위원회에서 항체치료제 논의가 많았다는데.
“환자의 몸에 항체를 넣어주는 ‘수동면역’ 방식을 임상에 본격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미국이 먼저 쓰기 시작한 항체치료제는 경증 환자의 증상이나 입원율을 감소시킨다. 효과가 없진 않지만,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 게다가 항체가 워낙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어 보급형 치료제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국산 개발에 성공한다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 항체 신약을 내놓는 것이니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가능성 보이는 다른 치료제는.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췌장염 약 2가지(나파모스타트, 카모스타트)를 각각 중증, 경증 코로나 치료에 쓰기 위한 임상시험을 국제 파스퇴르 네트워크 연구소, 국내 제약사들과 협업해 2상까지 마쳤다. 향후 승인을 받으면 해당 국가에서 4~6년간 독점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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