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괜찮아"... 코로나 폭증에 인도차이나 '백신 확보전' 치열

입력
2021.01.06 15:40
수정
2021.01.06 15:43

코로나 급증세 태국, 英 백신 긴급 구매
베트남은 美ㆍ러 백신 및 자체개발 병행
미얀마·라오스· 캄보디아는 원조에 의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상황에 들어간 태국이 4일 수도 방콕의 술집들에 대한 봉쇄조치를 시작했다. 방콕=EPA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상황에 들어간 태국이 4일 수도 방콕의 술집들에 대한 봉쇄조치를 시작했다. 방콕=EPA 연합뉴스

미얀마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도차이나 5개국(태국ㆍ베트남ㆍ미얀마ㆍ라오스ㆍ캄보디아)이 뒤늦게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염병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코로나19 백신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단 쟁여놓고 보자는 물량 확보 전쟁이 한창이다.

6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루 700명을 넘어선 태국은 영국산 백신을 확보 1순위로 정했다. 얼마 전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2,600만회 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첫 결실도 봤다. 공급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자국 생산기지인 시암 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진행되며, 접종 시점은 5월로 잡고 있다. 태국 정부는 중국산 백신도 200만회 소량 확보했으며, 3,500만회 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추가 구매하는 협상 역시 진행 중이다. 물론 통상 2회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 특성상 7,000만 인구 수요를 충당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지난달 1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군사의과대학 병원에서 한 임상시험 자원자(오른쪽)가 자국산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백스'를 맞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군사의과대학 병원에서 한 임상시험 자원자(오른쪽)가 자국산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백스'를 맞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한 의사가 지난 1일 미얀마 양곤의 투와나 축구경기장에 있는 아이야와디 코로나 센터(ICU)의 중환자실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한 의사가 지난 1일 미얀마 양곤의 투와나 축구경기장에 있는 아이야와디 코로나 센터(ICU)의 중환자실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베트남(9,600만명)은 백신 구매와 자체 개발, 쌍끌이 전략을 펴고 있다. 해외 구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최근 1,500만회 분 계약을 마무리했고, 화이자에 더해 신뢰성에 꼬리표가 붙는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추가 구매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달 중순부터 자국 바이오 기업 ‘나노젠’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백스’의 임상시험 역시 진행하고 있다. 또 공급 부족 사태에 대비, 자국 ‘의생물학ㆍ백신연구소(IVAC)’가 개발 중인 백신 ‘코비백’에 대한 임상을 21일 전후로 시작할 방침이다.

인도차이나 감염병 대란의 진원 미얀마(5,400만명)는 접경국 인도를 활용한 백신 확보를 꾀하고 있다. 1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인도에서 생산되는 1,500만회 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를 위한 1차 계약에 서명했다. 반도 최빈국인 라오스(730만명)는 중국산 백신 1,000만회분을 무료로 제공받아 버티고 있다. 캄보디아(1,700만명)를 포함한 3개국은 부족한 국가재정 탓에 향후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해 저개발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 퍼실리티’의 원조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WHO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20억회 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을 위주로 지원 및 판매할 방침”이라며 “최대한 가격을 낮추겠지만 인도차이나 빈국들이 차관을 통해 최소한의 구매자금은 확보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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