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백신 접종 간격, 최대 6주까지만"... 영국 겨냥한 듯

입력
2021.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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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주 간격 접종하되, 예외적 상황선 6주까지"
화이자 "3주 후 예방 지속 증명 자료 없어" 반론
英, 최대 12주 간격 접종 움직임에 제동 건 셈

한 의료진이 자주색 마개의 화이자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AP 뉴시스 자료사진

한 의료진이 자주색 마개의 화이자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AP 뉴시스 자료사진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간격 연장 방안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를 표명했다. 단,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접종 간격을 6주까지 늘릴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영국처럼 장기간 연장(최대 12주)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WHO의 면역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의 알레한드로 크라비오토 의장은 5일(현지시간)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과 관련, "21~28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기존 절차 준수를 요구했다. 다만 “백신 공급 제약과 감염병 확산에 관련해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처한 국가는 2차 접종을 몇 주 지연해도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에서 백신 공급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접종 간격 연장은 6주까지로 못박았다. 아무리 확산세가 심각해도 6주 이상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리는 것은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케이트 오브라이언 WHO 예방접종팀장은 “2차 접종은 6주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고, 요아힘 홈바흐 SAGE 위원도 “이렇게 긴 간격을 허용하는 것은 기존 권고안을 이행하기 힘든 국가에 국한된다”며 “과학적 실험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의 이번 권고안은 사실상 영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영국 예방접종ㆍ면역공동위원회(JCVI)는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ㆍ옥스퍼드대 백신의 접종 간격을 11~12주까지 늘리기로 했다. 덴마크도 화이자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대 6주까지 늦추기로 했으며 독일도 2회차 접종 시기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차 접종을 미루는 대신 1회차 접종 대상을 늘려 ‘약한 예방효과’라도 확산해 보겠다는 고육책이다.

백신 제조사 측은 각국의 접종 간격 연장 움직임에 여전히 회의적 입장이다. 화이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3차 임상시험에 따르면 1차 접종을 마친 뒤 12일 이후부터 면역성이 생긴 것을 확인했지만, 실험자 대부분은 3주 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며 “1차 접종 이후 21일이 지나도 면역력이 지속되는지를 증명할 데이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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