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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소탕하던 청해부대, 이례적 이란 급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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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4일(현지시간) 이란의 우리 국적 화학물질운반선 ‘한국케미호’ 나포에 청해부대 33진 최영함(4,400톤급)을 급파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적 퇴치에 주력해온 청해부대가 다른 나라 정부를 상대로 출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외교 교섭도 하기 전에 군을 투입한 것은 성급한 행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청해부대는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도착했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해 자세한 설명이 제한됨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청해부대가 현장에 급파됐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건 해적이나 불법단체가 아니라 이란의 정규군 산하 조직인 혁명수비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란이 해양오염을 이유로 선박을 나포한 것은 정상적 주권행위에 가깝다. 2011년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 21명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 때처럼 군사 작전에 바로 돌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군함을 공개 급파한 우리 정부의 조치가 이란을 자극해 군사적 긴장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군 당국은 이번 급파가 군사작전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청해부대의 구체적 작전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결정이 ‘우리 국민은 반드시 지킨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아덴만 일대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한 이상, 오히려 출동하지 않는 것이 국민의 생명보호 임무를 방기하는 직무유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케미호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한 20명이 승선해있다.
인근 해역을 지나는 다른 우리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로 청해부대는 현재 나포 상황을 주시하며 이 일대를 오가는 다른 선박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왕래하는 우리 국적 상선은 하루 6척 정도다. 최영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무관(武官)이 없는 이란 지역에서 외교 당국과 정보 공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해부대가 2009년 3월부터 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에서 활동해온 만큼 현지 정보 파악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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