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을 중심으로 또 한 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월 이후 코로나19 3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정부 지원 요구가 크지만, 이미 재정 지출이 상당한 데다 당분간 코로나가 지속될 것을 고려하면 전 국민 지원은 섣불리 할 일이 아니다. 특히나 정치권이 앞장서 군불을 때고 있어 4월 보궐선거용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2차 전 국민 재난위로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기, 당내 공론화를 시작했다.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는 3차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더 적극적으로 4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4차 재난지원금을 실행”할 것을 요청했다. 이것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대한 지지와 호응을 끌어내려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지금은 지난해 100만원(4인 가구)의 재난지원금을 보편 지급할 때와도 상황이 다르다.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3차 재난지원금까지 총 31조3,000억원이 재난지원금에 투입됐고 그러느라 국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재정 압박은 커졌는데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전 국민 지원이 더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 국민에게 지급된 지원금이 피해가 큰 업종에 집중되지는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분간 거리 두기를 지속해야 하고 소상공인 피해가 이어질 것을 감안하면 정부 지원금을 아무렇게나 나눠줄 수는 없다. 어떤 방식이 재정을 아끼면서 피해자 구제 효과가 큰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정치권이 전 국민 지급을 밀어붙이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생각지 않는 포퓰리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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