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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보다 젊은 노동자 먼저'…인도네시아 특이한 백신 전략

입력
2021.01.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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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연령 인구 접종으로 집단면역 우선 달성' 기대
"젊은층 우선접종, 코로나19 사망률은 못 낮춰" 평가도

인도네시아 발리에 중국 시노벡 백신이 도착한 5일 경찰이 백신을 수송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발리=EPA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에 중국 시노벡 백신이 도착한 5일 경찰이 백신을 수송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발리=EPA 연합뉴스

‘영국 91세ㆍ캐나다 89세ㆍ독일 91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각국 첫 접종자의 나이다. 주요국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과 함께 취약 계층인 고령층을 백신 우선 접종 대상으로 정하면서 상징적으로 이들 고령층의 첫 접종 장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달 둘째주 백신 접종에 돌입할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선 도입된 코로나19 백신 70만회분(dose)을 노년층보다 생산 연령 인구에 우선적으로 맞힐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이달부터 의료진과 경찰, 군인 등 공무원에 이어 18~59세 노동자들이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영국과 미국 등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서방 국가들이 노약자를 우선 접종 대상으로 결정한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가 이 같은 백신 접종 전략을 세운 것은 집단 면역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국립대 감염병 분야 선임 고문은 "젊은 직장인은 활동적이고 사회적이며 여행도 많이 간다"며 "이들에게 먼저 접종하면 지역사회 감염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염병 전문가인 피터 콜리뇽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젊은층이 먼저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감염률은 낮출 수 있지만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 시점에선 어떤 방식이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가 미국·유럽과 달리 접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가 우선적으로 들여온 코로나19 백신이 중국 시노벡의 백신인 것도 젊은층 우선 접종을 추진하는 이유다. 해당 백신은 18세~59세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돼 노년층 관련 효능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2분기에 모더나 백신을, 3분기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생산 연령 인구의 백신 우선 접종이 경제 회복 속도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책은행 만디리은행의 경제학자 파이살 라크만은 "가계 소비가 인도네시아 경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소비 여력이 있는 18세~59세 인구의 생산 활동 복귀가 빠른 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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