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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코로나 비상인데…" 김산 무안군수 등 방역 현장 들렀다가 술판

입력
2021.01.04 21:22
수정
2021.01.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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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방역지침 어기고 한 식당에서 3시간
농장주는 우는데, 공무원 이중성에 분노


무안군청 전경

무안군청 전경

김산 전남 무안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장 방역 현장을 방문한 뒤 점심 식사 자리에서 3시간여 동안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차단을 위한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내려진 상황에서 김 군수 등 공직자 8명이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돼 코로나 방역 불감증에 빠졌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4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김 군수는 지난 2일 오전 11시쯤 AI 확진 판정을 받은 청계면의 한 산란계 농장을 방문해 AI 방역 상황 등을 점검했다. 당시 김 군수의 방역 현장 방문엔 김회필 부군수와 농업기술센터소장, 면장, 축산팀장 등 간부급 공무원 7명도 동행했다. 김 군수는 이들 간부들의 수행을 받으며 방역 현장 등을 둘러본 뒤 3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김 군수는 이어 낮 12시쯤 김 부군수 등과 함께 무안읍내의 한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곁들인 점심 식사를 했다. 김 군수 일행은 1인분에 1만8,000원하는 복어탕과 오리탕을 예약 주문했고, 식사 자리는 3시간 정도 이어졌다. 당시 전남지역엔 AI 차단 방역 강화 지시가 내려져 무안군 축산과 직원들은 휴일을 반납한 채 비상근무를 하던 상황이었다. 이날 점심 식사비는 김 군수를 수행한 간부 공무원 중 한 명이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군수는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부하 직원이 현금으로 밥값을 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정기 인사 등 군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식사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명했다. 당시 식사 자리에 참석한 한 간부는 "군수가 방역에 수고가 많다며 술을 건네 몇 잔 마시기는 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김 군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 주민은 이에 대해 "군수 등이 자식처럼 생각한 산란계를 살처분을 한 농장주의 눈물을 현장에서 보고도 술판을 벌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며 "더구나 지역민들은 코로나 방역 지침으로 친척들도 못만나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단체로 식당을 방문해 밥을 먹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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