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사후 확진' 60대 남성...유족들 "평소 폐 좋지 않아"

60대 남성 집안에서 머물 다 숨진 채 발견
지난달 29일 같은 공장에서 확진자 나와
방역 당국, 코로나19 검사 결과 사후 확진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내리는 눈에 우산, 옷 등을 쓰고 있다. 뉴스1

같은 회사의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에 머물던 이 회사 하청업체 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뒤 코로나19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당국 등이 조사에 나섰다.

4일 안산시와 군포시,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쯤 경기 안산시에서 혼자 사는 6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A씨는 경기 군포시 소재 한 피혁공장에서 하청 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달 29일 직원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에서 머물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아버지와 연결이 되지 않자 아들이 집을 찾았다가 숨진 아버지를 발견 한 것이다.

앞서 군포시보건소는 이날 오전 9시쯤 A씨를 군포 피혁공장과 관련된 자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해 전산망에 등록, 거주지 관할인 안산시 보건소에 통보한 바 있다.

피혁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공장 직원과 퇴직자 등 545명 전체에 대한 진단 검사를 실시하던 중 A씨 등 10여 명이 출근하지 않아 해당 조치를 내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전산망 등록 및 검안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 A씨는 3일 오전 6시 30분 양성판정을 받았다.

군포시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소식에 다음날 전 직원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에 사측 등에서 별도의 자가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A씨 등 10여 명이 왜 출근하지 않았는지 확인되지 않아 해당 지역 보건소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시 보건소에서 A씨 측과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아들의 신고 접수 및 숨진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안다”며 “기저질환 여부는 보건소에서도 현재까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일시 등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차량이 지난달 31일 오후 주차된 것을 확인해 그날 집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유족들로부터 'A씨가 평소 폐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군포시 피혁공장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29일 직원 가운데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후 다른 직원, 직원의 가족 등으로 감염이 확산해 지난 3일까지 엿새 동안 80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며, 공장직원들은 모두 자택 대기 중이며, 공장은 운영을 중단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