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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백신 업체 "우리부터 챙기고 수출할 것"

입력
2021.01.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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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 '세룸인스티튜트'
"인도 물량 1억회 접종 채운 뒤 수출하겠다"
개도국·?빈국에 보낼 백신 공급 차질 빚을 듯

2일 영국 도시의 프린세스 로열 호스피털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19 백신이 4일 접종 개시를 앞두고 도착한 뒤 내용물 확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AP 뉴시스

2일 영국 도시의 프린세스 로열 호스피털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19 백신이 4일 접종 개시를 앞두고 도착한 뒤 내용물 확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AP 뉴시스

인도가 자국에서 생산하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당분간 수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업체가 인도에 초기 공급하기로 한 1억회(5,000만명) 접종분을 먼저 확보한 후 수출하겠다는 의미로, 이럴 경우 가난한 나라에 대한 백신 공급이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 중 하나인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의 아다르 푸니왈라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SII에서 생산하는 백신을 향후 2개월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대신 인도의 당면 수요를 맞추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푸니왈라 CEO는 이어 “백신 수출은 인도 정부에 보낼 초기 물량인 1억회 접종분을 채운 뒤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감염병 취약 계층에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국민만 우대한다는 이기주의 비판에는 “정부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때 인도의 취약층 접종분을 확보할 수 있게끔 당분간 백신을 수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를 위해 백신은 민간시장이 아닌 인도 정부에만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의료진, 경찰, 군인, 50대 이상 등 우선 접종 대상만 3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공정한 코로나19 백신 구매ㆍ배분을 목표로 꾸린 코백스 퍼실리티의 원활한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푸니왈라 CEO도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급하는 물량을 3,4월 이후에나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AP 역시 “SII의 방침은 다른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종을 몇 달 가량 지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달 9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쪽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백신 물량은 한국 생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술을 이전 받아 이미 생산에 착수한 상태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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