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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미증유 사태 속 시대의 앞날을 내다보게 만든 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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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란 미증유 사태 속에서 2020년 한해 출판계는 우리 삶이 파국에 이르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긴급하게 움직이고, 지혜롭게 사유했고, 심오하게 성찰했다.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들은 시대의 앞날을 내다보게 만드는 단단한 책들의 주인공들이다.”(한국출판문화상 심사위원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한국일보사가 주최하는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이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 본사에서 열렸다. 1960년 제정된 한국출판문화상은 한 해 출판된 책 중 저술(학술), 저술(교양), 번역, 편집, 어린이ㆍ청소년 등 5개 부문 우수 도서에 시상한다. 이번엔 편집 부문에서 공동 수상작이 나와 모두 6종 책의 저자, 역자, 편집자 등이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했다.
저술 학술 부문 수상자인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수상작 ‘거대도시, 서울철도’(워크룸프레스)에 대해 “마치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처럼 주제뿐 아니라, 주제를 다루기 위한 방법에서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책이었다”면서도 개정판을 내겠다고약속했다. 전 연구원은 “책에서 건넨 여러 제안들이 현실에 구현되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학술서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10년 뒤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연구를 업데이트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술 교양 부문 수상자인 ‘물질의물리학’(김영사)의 한정훈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아이 한 명 키우려면 온 마을이 동참해야 하는 말이 있듯, 책을 키우는 데도 저자 뿐 아니라 편집자, 출판사, 책을 아끼는 독자분들까지 다양한 출판 생태계라는 마을이 필요한 것 같다. 첫 책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번역 부문 수상자인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생각의힘)의 김승진 번역가는 “번역가는 세계 각지에서 치열한 연구활동을 하는 훌륭한 저자들과 독자들을 연결하고, 지식생태계를 구성해 나가는 데 정말 중요한 직업”이라며 “15년 동안 번역 작업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목차와 각주까지 '책은 모든 요소를 차별 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준 편집자님들과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묻고 찾을 수 있는 책, 그 책을 쓴 전문가들의 도움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수상자인 ‘5번레인’(문학동네)의 은소홀 작가는 “5번레인의 주인공 강나루처럼 자신 안의 어둠 속에 묻히지 않고 한번쯤은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이 책이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말했다.
편집 부문 수상작인 인문잡지 ‘한편’(민음사)을 펴낸 신새벽 편집자는 “괴테를 읽어보자고 했을 때, ‘대문호 괴테 할아버지가 온다고 하더라도 내 생각은 이렇다’고 말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게 결국 인문학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을 숭배하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는 요즘 사람들이 읽고 나서 책과 글의 좋은 점을 설득 당할 수 있는 잡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 부문 공동수상자인 ‘김군을 찾아서’(후마니타스)의 강소영 편집자는 “’김군을 찾아서’는 다큐멘터리 ‘김군’이란 영화에 담지 못한 영화 밖, 영화 뒤, 영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며 “책을 만들면서 5·18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얼마나 한시적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젊은 세대들에게 각자의 자리에서 현재의 5·18에 다가가는 좋은 레퍼런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과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심사위원 대표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참석해 수상자들의 노고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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