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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골적 '줄세우기'에 혼란 가중 美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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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O(Republican in name onlyㆍ이름만 공화당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날인 1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 2인자 존 튠 원내총무를 공격하며 붙인 딱지다. 사우스다코타주(州) 현역인 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추진한 법안 93.6%에 찬성했고, 미국 보수 성향 지수로는 85점을 기록할 정도의 골수 공화당원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의 자리에 ‘충성파’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주지사를 출마시키겠다는 식으로 겁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파 중 한 명이었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가 대선 개표 결과를 뒤집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출 명단에 포함시켰다. 미 CNN방송은 2일 “트럼프의 기준은 명확하다”며 “‘만약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지지하지 않으면 진짜 공화당원이 아니니 내게 더 충성하는 누군가를 찾아 당신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공화당 줄세우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6일 미 상ㆍ하원 합동회의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승인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 셈이다. 2022년 중간선거 당내 경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식의 압박으로 의원들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지시하고 나섰다. 실제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2024년 차기 대선을 위해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상원의원과 당선인 12명이 조 바이든 당선인 승리 결과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CNN이 3일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2일 밤 공화당 의원들의 선거 부정 의혹 제기에 지지 입장을 공개했다. 앞서 하원에서도 최소 140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투표 결과 부정 쪽에 손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전 11시 워싱턴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린다”며 지지자들의 선거 불복 집회 결집도 독려했다.
그러나 결과를 실제로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트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 의원이 상원(전체 100석)ㆍ하원(435석) 모두에서 과반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합동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에 반대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등 동료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미 1일 민주당과 함께 주한미군 감축 제한 내용이 포함된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해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처음으로 무력화한 표결이었다. 게다가 81 대 13의 압도적 차이여서 대선 결과 역시 예정대로 승인될 공산이 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장악력을 과시하면서 의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022년 선거를 준비하는 공화당 현역들에게는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승인 반대 투표를 하면 선거 부정 주장에 동조하는 게 되고 대통령 뜻에 반대하면 경선 도전자들에게 잠재적인 힘을 실어주는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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