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여당 대표가 꺼내든 ‘박근혜ㆍ이명박 사면론’

입력
2021.01.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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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적절한 때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김종인 “처음 들어”ㆍ안철수 “선거 이용 안 돼”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화상을 통한 2021년 신년 인사회(단배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화상을 통한 2021년 신년 인사회(단배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해 첫날 여당 대표가 갑작스레 꺼내든 ‘박근혜ㆍ이명박 사면론’에 국민의힘 등 야당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1일 연합뉴스 등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년사를 통해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 최선을 다해 ‘전진’과 ‘통합’을 구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지를 담은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 대표는 “두 전직 대통령의 법률적 상태가 다르다”며 사면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하고, 재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형 집행 정지’로 구속상태를 벗어나게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 호의적이지 않은 당내 여론이 변수다. 이 대표는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축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신축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응했다.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을 찾은 김 위원장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지금까지 (사면 건의)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며 “지난번 (이 대표와) 만났을 때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난색을 표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사면위원회를 제대로 가동해서 거기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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