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도 변이 바이러스 발생… 백신 접종은 '느릿느릿'

입력
2020.12.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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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에 이어 캘리포니아에서도 발견
영국 여행 이력 없어 지역사회 감염 추정
백신 접종 속도 느려, 연내 목표 8분의1 수준

미국 첫 변이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콜로라도주 덴버의 남동부 마을 심라에 있는 요양원. 심라=AP 연합뉴스

미국 첫 변이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콜로라도주 덴버의 남동부 마을 심라에 있는 요양원. 심라=AP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도 영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콜로라도주에서 처음 발견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이고카운티에서 30대 남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콜로라도주에서 나온 첫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영국으로 여행한 이력이 없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선 플레처 샌디에이고카운티 감독관은 “여행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가 샌디에이고카운티의 유일한 변이 감염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변이 감염자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추가로 또 다른 1명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의심돼 보건당국이 조사 중이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과 함께 주방위군 소속으로 지난 23일부터 엘버트카운티에 있는 한 요양시설에 파견돼 비(非) 의료 업무를 수행해 왔다. 미 보건당국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에는 설상가상인 것이다.

미국은 이날도 확진자 통계가 한 치도 나아지지 않았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3,927명이 사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확진자는 18만9,671명이 증가했다. 누적 사망은 34만1,845명, 누적 확진은 1,971만5,899명에 이른다.

하지만 백신 접종은 계획만큼 순조롭지 못하다. 14일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개시한 데 이어 21일부터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미 전역에 배포된 백신 1,240만9,050도즈(1회 접종분) 가운데 258만9,125도즈가 접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내 2,000만명 접종을 완료하겠다던 당초 목표치의 8분의1에 불과하다. 이번 통계는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합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 팀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 책임자는 “접종 숫자가 우리가 희망했던 것보다 낮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접종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슬라위 책임자는 약국들이 백신 접종을 개시하면 접종 속도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행정부는 백신 확보가 쉬워지면 약국 매장 안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여러 약국 체인과 협약을 맺은 상태다.

파우치 소장은 “4월이면 모든 이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4~6월에 사람들이 부지런히 백신을 맞으면 점차 눈에 띄게 집단 면역 수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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