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판사 출신의 3선 여당 의원 지명으로 비검찰 출신 장관을 통한 검찰 개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심판자에서 링 위의 선수가 된 박 후보자 앞에는 해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현 정부가 온갖 비판과 견제를 받으며 갈등과 대립 끝에 궤도에 올린 검찰 개혁을 온전히 완성시켜야 할 책무가 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새로운 분권형 형사사법체계가 신속히 자리 잡게 해 부패ㆍ경제ㆍ공직자ㆍ선거ㆍ방위사업 범죄와 대형 참사 등 6개 검찰 직접 수사 분야에서 빈 틈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김진욱 초대 처장 지명으로 조만간 활동에 착수할 공수처와의 범죄 정보 교환 등 긴밀한 수사 협력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공수처가 출범 초기 얼마나 신속하게 권력형 비리 및 고위 공직자 범죄 척결 기구로 정착하느냐는 검찰의 적극적인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수사 과정에 허점이 생겨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되 과거와 달리 검경이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협력해 나가도록 검찰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1ㆍ2차 법무ㆍ검찰개혁위가 제시한 개혁 과제와 검찰 자체 개혁 방안 등을 점검, 법무부ㆍ검찰 내부 개혁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불편한 동거’는 계속되겠지만 윤 총장도 검찰 개혁에 동의해 온 만큼 갈등은 접고 국민을 위한 개혁에 함께 나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과제들은 검찰 구성원들의 협력과 분위기 쇄신 없이는 결실을 보기 어렵다. ‘추ㆍ윤 갈등’으로 극심한 대립과 분열 양상을 겪은 검찰의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조기에 다잡아야 하는 이유다. 그 첫 번째 단추인 내년 1월 검찰 간부 인사에서 특정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일절 배제함으로써 잡음이나 분란 없이 조직의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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