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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시간 쏟아 붓지만 도움 될까" 취준생도 막연한 지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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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6070세대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청년·노년을 사는 첫 세대다. 일자리·주거·복지에서 소외를 겪으면서도 ‘싸가지’와 ‘꼰대’라는 지적만 받을 뿐, 주류인 4050세대에 치여 주변부로 내밀린다. 세대간 공정을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작은 외침이다.
늦깎이 취업준비생 A(32)씨에게 정부에서 지원하는 해외 취업 연수 과정은 마지막 희망이다. 정부가 해당 업체로 교육비를 지원하고 취업준비생이 연수를 마치면, 업체와 연계된 해외 기업의 채용 절차를 밟는 형식이다. A씨는 일주일에 다섯 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외국어와 정보기술(IT) 관련 강의를 듣는다.
국내 기업 공채에 번번이 물을 먹고 나서 선택한 길이지만,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 직무와 어학 교육에 1,000시간을 쏟는 과정임에도 교육 내용이나 방식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정부에서 1인당 수백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강의별로 내실의 정도가 다른 데다 비대면 수업만 하고 있어 개별 상담은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 취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혜 대상인 청년 입장에서는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만족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구직 활동 중인 청년에게 월 50만원씩을 최대 6개월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은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이지만 기준이 엄격해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다. 이 지원금을 받으려면 △18~34세 △졸업· 중퇴 후 2년 이내 △미취업자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취업 장수생이거나 부모가 중산층에 속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다른 형태의 직접 지원 역시 기준이 까다롭거나 널리 홍보가 되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9년 빈곤 청년 실태조사 보고서(19~34세 1,000명 조사)를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에게 지급하는 수당 등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8.6%에 불과했다.
정부가 꾸준히 제시하는 청년 인턴 제도도 당사자 입장에선 아쉽다. 실전 경험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하지만, 이를 직접 경험한 취업준비생들은 그 효과에 의구심이 크다. 취업준비생 박모(28)씨는 "체험형 인턴으로 들어가도 문서 정리만 하거나 멍하니 시간만 보내게 된다"며 "내실 있는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사후 관리가 필요한데, 정작 기업 내 담당 인력이나 시스템은 부실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1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놓은 청년 일자리 지원책 역시 단기 근로나 인턴 위주 대책이 많다. 세부 내용을 보면 △중소·중견기업이 청년 단기 채용시 인건비와 관리비 지원 △공공분야에 체험형 일자리 2만2,000명 제공 △공공기관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 중 5% 이상을 인턴 참여자로 채용하는 내용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하는 경험을 늘리는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실행 과정이 내실있게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인턴 참여자로 못박는 것은 공정성 문제를 다시 불러올 수 있어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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