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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금태섭, 서울시장 후보 기싸움 시작…질긴 인연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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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힘을 합쳐 대안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두 사람 간의 지난 인연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6월 15일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 서대문의 한 음식점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인 금태섭 당시 변호사를 만난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당시 금 전 의원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안 원장과는 원래 가끔 만나고 통화하는 사이인데, 오늘은 내 사무실이 있는 서대문으로 오셨다"며 "그냥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당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정치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측근으로, 대선 상황에서 안 대표를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같은 해 7월 25일에는 금 전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안철수 현상을 통해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민주당에도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안 원장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약 1주일 뒤인 8월 2일에는 안 대표가 2003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재판 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자 금 전 의원이 대신 나서 "탄원서에 서명한 것은 잘못이며, 안 원장도 이를 알기 때문에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방패 역할을 했다.
이에 당시 금 전 의원은 '안철수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2년 9월 19일 안 대표는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한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진행 중이던 11월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한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갑작스런 사퇴 결정에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고, 안 대표 본인은 물론 캠프 초기 핵심 멤버인 금태섭 상황실장 등의 행보도 관심을 모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와 개인적 친분으로 캠프행을 결심했기 때문에 안 대표의 행보에 따라 거취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많았다.
이후 안 대표는 대선 이듬해인 2013년 11월 28일 신당 창당 작업에 공식 착수했다. 금 전 의원은 역시나 그를 따랐고,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총선을 한달 정도 남긴 3월 2일 김한길 당시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깜짝 발표했다. 사실상 현재 진행중이었던 새정치연합의 창당 작업은 멈춰버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은 2014년 7월 3일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 후보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금 전 의원은 출마 의사를 접어야 했다. 결국 2년 가까이 안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안철수의 남자'인 금 전 의원은 '항의성 사임'을 선택,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직을 물러났다.
이후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경쟁 세력이 된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금 전 의원이 안 대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만들고 있던 신당인 국민의당에 합류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금 전 의원은 예상을 깨고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총선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서울 노원 병에서, 금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서 갑에 출마해 동시에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의 총선전을 진두진휘했던 것은 김종인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두 사람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예정보다 7개월 빠른 2017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상대편으로 경쟁을 펼쳤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금 전 의원은 여당 국회의원으로 활약을 시작했고,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대선에서 패한 안 전 의원은 외국행을 택했다. 안 대표가 이듬해인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또다시 출마하면서 금 전 의원과는 서로 다른 편에 섰다.
안 대표의 철수(撤收)에 더 이상 따를 뜻이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금 전 의원은 저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도 안 대표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소통이 부족했다", "대선 때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며 안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선라인이 소통 부재의 원인이었다. 금 전 의원은 "비밀리에 운영된 이 기구에서 메시지 방향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발표가 불쑥불쑥 튀어나왔고 진심캠프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금 전 의원은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내에서 소수의 쓴소리를 꾸준히 해 왔던 그가 이제 여당을 떠나 야권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런 가운데 금 전 의원은 2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기본적으로는 야권이 힘을 다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범야권 '후보 단일화'의 판이 커진 것이다.
과거 '안철수의 남자'였던 금 전 의원과 안 대표가 이제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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