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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대북전단법 무조건 반대?'...표현의 자유보다 '제3국 조항'에 더 민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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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처리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살포금지법)’이 일주일 넘게 한미 양국을 흔들고 있다. 미국 내 북한이탈주민(탈북자) 관련 비정부기구(NGO)와 일부 의원의 문제 제기, 국무부의 비판성 입장 공개가 이어지면서다. 남북 접경지역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법 개정 취지에 북한 인권, 탈북자정책, 표현의 자유 문제가 덧씌워지며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중국 등 제3국에서의 북한 지원 활동도 처벌하려 한다는 오해가 파고를 키웠다. 우리 외교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해 미국 내 비판 움직임이 실제보다 과장돼 전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은 대북전단법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논란 초반 한미관계 등을 고려해 ‘노 코멘트’로 침묵하던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언론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자유롭게 정보 유입이 이뤄지는 건 미국이 우선시하는 문제다. 글로벌 정책으로서 우리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보호를 지지한다.” 대북전단법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에둘러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인권 문제에 민감하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는 최근 들어 더욱 중시되고 있다. 미 의회와 NGO 등에서 계속 목소리를 높이자 국무부 내부에서도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결국 원론적인 견해를 공개하면서도 법안 직접 비판은 피하는 식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11일 비판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같은 당 마이크 맥카울 외교위원회 간사, 미국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민주당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입장을 냈다. 그 이후 공개 입장을 밝힌 의원은 없다. 주미대사관이 NGO와 의원들을 접촉해 국민 안전 보호와 관련된 법 취지를 설명한 결과 이를 이해한다는 의원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에서는 대북전단법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미국의소리(VOA)방송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 문제로 보지 않는다. 한국 국내 문제다”라고 밝히는 등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린다.
북한 인권과 표현의 자유 문제보다 제3국 관련 조항에 미 NGO는 더 민감해 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전단 등의 이동을 포함한다’는 규제 조항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하는 미국 NGO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대북전단법이 민간인통제선 북쪽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활동만 제한하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에서 날아간 전단 등이 바람이나 조류로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갈 경우 규제한다는 게 제3국 관련 조항이어서 중국 내 활동과 이 법은 무관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미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2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리된 법안 취지 우려 해소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 정부, 의회, NGO 등에 추가 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회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스미스 의원은 내년 1월 의회 청문회 개최를 공언했다. 한국의 인권 문제 전반을 다루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인권위는 민주ㆍ공화 양 당에서 각 1명씩 총 2명의 공동위원장이 합의해야 개최 여부와 의제가 결정되는 구조다. 내년 초 원 구성을 하고, 협의에 나선다 해도 실제 청문회가 언제 개최될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새 정부 출범 후 한반도 구상에 좌우된다는 평가다.
탈북자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방미 기간 대북전단법 문제를 집중 제기했고, 법 통과 사흘 전 스미스 의원 성명이 나왔지만 주미대사관이 적극적 선제 대응에 성공했던 흔적은 없다. 법 통과 직후인 15일 외교부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설득 실패였다. 이수혁 주미대사를 중심으로 의회와 NGO, 국무부 등에 설명을 했다고는 하나 초기 진화를 못해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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