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심사평]권위 파괴한 젊은 편집자들의 혁신적 기획

입력
2020.12.25 04:30
16면

편집 부문 수상작 인문잡지 '한편'

인문잡지 한편ㆍ박동수 외 10인 지음ㆍ민음사 발행ㆍ204쪽ㆍ1만원

인문잡지 한편ㆍ박동수 외 10인 지음ㆍ민음사 발행ㆍ204쪽ㆍ1만원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SNS 시대 인문학’을 표방하며 2020년 벽두에 창간된 '한편'은 여러모로 참신하다. 우선 한손에 잡히는 4×6판의 아담한 사이즈에 200쪽의 가벼운 볼륨은 앉은 자리에서 책에 수록된 열 편의 글을 내처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함으로 다가온다. 서체와 판면 구성에서 보여지는 경쾌하고 가독성 높은 편집은 스낵컬처 시대, 영상과 경쟁해야 하는 편집자의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청년세대를 겨냥해 20,30대 젊은 편집자들이 편집위원이 돼 주제 선정에서부터 청탁까지를 책임지는 생산구조는 학계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방식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권위 파괴적이다. 1년에 세 번 기간을 정해 발행한다는 점, 한 호의 주제를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잡지와 단행본이 융합된 형태이기도 하다.

모든 면에서 기존에 없던 형식을 갖춘 '한편'의 첫 호가 ‘세대’를 표방하고 나온 것은 자연스럽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청년세대, 밀레니얼세대, 페미니즘세대, 탈코르셋 세대 등 온갖 명칭으로 20,30대를 호명하고 있는 현장을 뜨겁게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부터 NGO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한편'에 글을 실은 열 명의 필자들은 지금 가장 핫한 이슈인 ‘세대’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단행본이 갖춰야 할 완성도를 충분히 갖췄는지, 열 편 원고의 수준이 균질한지 등에 대한 이견은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한편' 기획의 참신성과 편집자 주도형 기획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지금의 혁신성을 앞으로도 일관되게 밀고 나가길 기대하는 선배 편집자들의 격려 또한 보태졌음을 밝힌다.

이수미 나무를심는사람들 대표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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