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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가 읽고 의미 있을 책에 먼저 눈길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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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44) 번역가는 신문사(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언론계를 떠나서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 때 전공은 경제학이었다. 경제, 사회 분야에 밝은 그가 언론인 특유의 간결한 문장력까지 갖췄으니 출판사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일보와 만난 김 번역가는 "나름의 책 선정 기준이 있지만, 세상에 워낙 좋은 책이 많아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항상 고민"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외국에서 나오는 책 중에서 '너무 재미 있겠다' 싶은 작품은 출판사에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서를 낸다"고 했다.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가르치는 일도 책을 고르는데 영향을 준다. 김 번역가는 "강의를 준비하는 입장이라 다음 세대에 중요한 일이 뭔지 고민하는 버릇이 생겼다"면서 "학생들이 읽었을 때 의미 있을만한 책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번역 세계로 입문은 우연이었다. 2005년 신문사 퇴사 후 유학을 준비하다 한 출판사 권유로 록밴드 '너바나'의 보컬 커트 코베인 평전을 처음 번역했다. '20 vs 80의 사회' '물건 이야기' 등 묵직한 사회 이슈를 다룬 책을 주로 작업한 그의 이력 치곤 이색적이다. 김 번역가는 "그때만 해도 번역가라는 직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을 못했다"면서 "박사공부를 하며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많아졌고, 어느덧 40권이나 책을 옮긴 번역가가 됐다"고 말했다.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의 한글판은 지난해 9월 출판사(생각의힘) 요청으로 작업하게 됐다. 미국에서도 정식 출간되기 전이었다. 김 번역가는 "다른 책들로 이미 유명한 저자들이어서 일을 수락하고 기다리는데 불과 그 다음달 그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아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책은 경제학의 시각으로 이민, 무역장벽 등 쟁점이 첨예한 이슈들을 파고든다. 김 번역가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를 놓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토대로 단언하는 것은, 정책 담론을 오염시키는 '나쁜 경제학'이다"라면서 "'좋은 경제학'은 비록 극적 효과를 바랄 수 없고 한계도 있지만, 지금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라는 '힘든 시대'를 사는 올해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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