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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변창흠, 2003년 낸 3개의 논문에서 중복 게재 했다

입력
2020.12.22 14:58
수정
2020.12.22 19:4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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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세종대 교수로 채용된 변창흠?
6월 발표한 논문 두 개, 20% 이상 내용 비슷
6개월 뒤 또 다른 논문 두 페이지, 앞선 논문과 일치
변 후보자 측 "인용 표시 소홀히 한 측면 있다" 해명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세종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에 발표한 본인의 논문 3개의 내용을 중복 게재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003년 6월 다른 학회에 따로따로 낸 두 개의 논문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비슷한 내용을 이중 게재했다. 6개월 뒤에 낸 또 다른 논문에는 앞서 낸 논문의 일부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이 3개의 논문은 모두 변 후보자가 세종대 교수로 채용된 해에 나왔다.

22일 한국일보가 변 후보자가 2003년에 발표한 논문 세 개를 분석한 결과, 2003년 6월 한국공간환경학회의 공간과 사회 19호에 실린 ①'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논의의 쟁점과 향후 과제' 논문과 같은 시기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의 지역사회 개발 연구 28권 1호에 실린 ②'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내용 중 약 다섯 페이지가 겹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다른 학회에 낸 2개의 논문 20%가 비슷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채용된 2003년에 낸 논문 세 개. 위부터 2003년 6월 한국공간환경학회 공간과 사회 19호에 실린 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논의의 쟁점과 향후 과제, 같은 시기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지역사회 개발 연구 28권 1호에 실린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같은 해 12월 한국공간환경학회 공간과 사회 20호에 실린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위한 수도권 정책의 과제. 논문 캡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채용된 2003년에 낸 논문 세 개. 위부터 2003년 6월 한국공간환경학회 공간과 사회 19호에 실린 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논의의 쟁점과 향후 과제, 같은 시기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지역사회 개발 연구 28권 1호에 실린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같은 해 12월 한국공간환경학회 공간과 사회 20호에 실린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위한 수도권 정책의 과제. 논문 캡처

같은 시기에 발표한 ①신행정수도 건설 관련 논문은 총 26페이지, ②지역균형발전 전략 관련 논문은 총 20페이지로, 논문 전체 분량의 각각 20%, 25%를 새로운 내용이 아닌 자기 논문 내용으로 돌려막기를 한 셈이다.

신행정수도 논문 56·57페이지와 지역균형발전 논문 181·182페이지는 문단 구조와 문장이 매우 흡사하다. 신행정수도 논문 해당 페이지의 각 단락 첫 문장은 지역균형발전 논문 해당 페이지 각 단락의 첫 문장과 일치했다.

또 신행정수도 논문 52페이지 내용 중 일부분은 지역균형발전 논문 183페이지의 내용이 비슷했다. 외국의 행정수도 사례를 정리한 내용으로, 표현 상당 수가 겹쳤다. 이밖에 신행정수도 논문 60페이지 맺음말과 지역균형발전 논문 190페이지 마무리 부분 중 한 단락이 상당히 비슷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세종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논문으로 위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181페이지에 실린 표이고, 아래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논의의 쟁점과 향후 과제 56페이지에 첨부된 표다. 논문 캡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세종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논문으로 위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181페이지에 실린 표이고, 아래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논의의 쟁점과 향후 과제 56페이지에 첨부된 표다. 논문 캡처

변 후보자는 두 논문에 똑같은 내용의 표를 그대로 실었다. 신행정수도 논문 56페이지에 '표3 신행정수도의 쟁점별 추진방안 비교'는 지역균형발전 논문 181페이지에서 '표2'로 등장한다. 신행정수도 논문 표 행정수도형-입지란에 독립 신도시를 추가한 것을 제외하면 두 표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6개월 간격으로 낸 논문, 두 페이지 내용이 일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세종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논문으로, 왼쪽은 2003년 12월 한국공간환경학회에 실린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위한 수도권 정책의 과제 15페이지 내용이고, 오른쪽은 2003년 6월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에 실린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178페이지 모습. 논문 캡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세종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논문으로, 왼쪽은 2003년 12월 한국공간환경학회에 실린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위한 수도권 정책의 과제 15페이지 내용이고, 오른쪽은 2003년 6월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에 실린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 신행정 수도 건설 논쟁의 평가 178페이지 모습. 논문 캡처

6개월 뒤인 2003년 12월 한국공간환경학회의 공간과 사회 20호에 실린 ③'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위한 수도권 정책의 과제' 논문 중 두 페이지는 6개월 전에 낸 ②지역균형발전 논문에 나온 내용을 고스란히 옮겨 썼다고 볼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논문은 25페이지 분량이다.

국가균형발전 논문 15·16 페이지에는 13문장이 나오는데, 한두 단어만 빼면 지역균형발전 논문 178페이지 내용과 똑같다. 1984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수립에 따라 권역별 규제가 시작됐다는 첫 번째 단락부터 수도권 인구 집중 유발시설인 대학에 대한 평가를 담은 두 번째 단락, 1994년 공장총량제 도입 이후 내용을 담은 세 번째 단락, 간접 규제 수단이 일반화됐다는 내용의 네 번째 단락까지 모두 일치한다.

다만 변 후보자는 ③국가균형발전 논문을 발표하며 6개월 전에 낸 ②지역균형발전 논문을 참고했다고 참고 문헌 목록에 적었다. 그러나 본문에는 해당 논문의 몇 페이지를 인용했다는 각주를 달지 않았다.

변 후보자는 이를 포함해 세 논문 모두 자기 논문에 대한 인용 표시를 표기하지 않았다.

변 후보자가 논문을 낸 이후지만, 2008년 교육부가 발표한 논문 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섯 단어 이상 표현이 일치하면 표절로 간주된다. 같은 해 서울대가 제정한 연구윤리 지침에 따르면 자신의 연구 성과를 최소 한 단락 이상, 또는 5개 이상의 문장을 연속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 정확한 출처와 인용 표시를 해야 한다.

변 후보자는 2003년 2월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활동하다 같은 해 3월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채용됐다. 시정개발연구원에서는 2000년 3월부터 부연구위원과 DMC지원연구팀장을 지냈다. 2018년에는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이에 대해 "(변 후보자가 2003년에 논문을 실은) 공간과 사회는 2010년에 등록 학술지가 됐고, 지역사회개발연구는 아직 학술지 등록이 되지 않았다"며 "대학에서 평가할 때 모든 논문을 집계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논문을 쓴) 당시에는 자기 표절에 대한 연구 윤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인용 표시를 제대로 했어야 했지만 미처 다 하지 못했고,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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