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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와 창당' 반복한 9년...이번엔 '안' 철수하고 완주하나

입력
2020.12.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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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철수(撤收) 없이 완주할 수 있을까."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한 안 대표를 지켜보는 정치권의 시선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9년 동안 그가 보여줬던 행보 때문이다. 2011년 '안철수 신드롬'을 타고 사실상 정치에 입문한 안 대표는 그간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과 단일화 포기, 창당과 해산 반복 등을 거듭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배지' 외에는 그가 원하는 서울시장과 대권의 꿈을 이루는데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두 번의 대선을 거쳐, 사실상 세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안 대표의 최대 과제는 지금까지 그의 행보를 상쇄할 만한 경쟁력을 입증하는 일이다.


정치입문 9년간 반복된 '철수' 와 '창당'

정치 입문 9년간 안 대표의 행보는 '철수'와 '창당'의 반복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안 대표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대선 투표 당일 외국으로 떠났다. '철수 정치'라는 오명을 얻기 시작한 장면이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보여준 '통 큰 양보'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원내 입성 후 그는 신당 창당을 거듭했다. 2013년 4월 보궐 선거를 통해 처음 국회에 입성하고 '새정치'를 표방하는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급작스레 창당을 포기하고 2014년 3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 하지만 친문재인계와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2015년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민주당과 갈라선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38석을 확보해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3위에 그쳤다.

대권 도전 실패 이후 안 대표는 2018년 유승민 전 의원이 중심이 된 바른정당과 뭉쳐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서울시장에도 출마했으나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패배 직후 독일과 미국 등으로 떠났던 안 대표는 올해 초 귀국해 탈당해 국민의당을 다시 세웠지만,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 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2017년 9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대표 만찬회동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가 넥타이를 고쳐메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7년 9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대표 만찬회동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가 넥타이를 고쳐메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치적 신뢰 반감, 극복 가능할까?

'정치인 안철수'가 결정적 순간마다 밀려났던 지난 9년간의 장면들은, 현재 그가 처해있는 정치적 위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그의 모습이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핵심 덕목인 '신뢰' 등의 자산을 쌓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7년 대선에서 21.41%,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19.55% 득표율을 차지했던 안 대표는 최근 조사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한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그가 던진 또 한번의 승부수 역시, 그간 놓치고 있는 정치적 자산들을 얼마만큼 회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2년 대선을 노리겠다던 안 대표가 불과 한 달도 안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 출마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 팽배하다. 당장 국민의힘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장 선거 완주 의지를 놓고서도 안 대표와 측근들의 말이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 의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안 대표의 서울시장 보선 완주 의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상황에서는 야권 통합 논의 자체가 시작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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