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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대기 중 자택 사망 비극 잇따라 "병상 확보가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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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 후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채 집에서 병상 배정만 기다리다가 숨진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의료 대응 체계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중증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고령층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병상은 여전히 부족해 이 같은 비극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확진 환자는 모두 580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 당일 확진판정을 받은 353명을 제외한 227명의 확진자는 병상ㆍ배정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하루 넘게 대기 중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원 입원까지는 보통 하루가 걸린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이달 초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국립중앙의료원 소재 코로나19 현장대응반에서 병상을 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대응반은 8월 ‘수도권 공동병상 활용계획’에 따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 환자 분류와 병상 배정 업무를 맡고 있다. 역학조사서에 따라 중증도를 분류, 확진자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앞서 이달 15일엔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배정을 기다리던 60대 환자(12일 확진)가 자택에서 사망했다. 서울의 122번째 사망자인 그는 서울에서만 215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 관련 확진자다. 확진 후 자택이 있는 동대문구의 보건소 전화문진에서 “목만 간지럽다”고 밝혀 병상 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병상은 발열, 기침 등 신종 코로나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우선 배정된다.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던 그는 14일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기침 증상도 있다”며 동대문구 보건소에 두 차례 긴급병상을 요청했지만, 이날도 병원에 가지 못한 채 결국 다음 날 숨졌다. 박 통제관은 “증상 악화를 인지하고 수도권 현장대응반에 병상 배정을 요청했으나, 확진자 폭증으로 긴급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16일에도 경기 부천시 한 요양병원에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환자가 병상 대기 중 사망했다. 부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병상 배정 우선순위 명단을 매일 경기도에 보내고 있지만 제때 병상 배정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병상 배정을 판단하는 공중보건의 2명과 관련 인력 10명을 현장대응반에 파견했다. 이곳에 이미 12명을 파견한 서울시도 추가 인원을 보내기로 했다. 박 통제관은 “보건소에서 병상 대기 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1일 2회 실시하는 전화문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보한 병상 수가 폭증하는 확진자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언제든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병상 확보 없이는, 병상인력을 추가로 배정해도 미봉책에 출과하다는 얘기다. 17일 기준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77.0%이며, 서울시는 82.7%이다. 중증환자 입원치료 병상은 서울에 1개, 경기도에 2개 밖에 남지 않았다. 전체 확진자 중 중증환자로 발전하는 비율(1.7%~8%)을 고려하면 병상이 아예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수일 내 벌어질 수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충체육관 등에 병상을 만들어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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