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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격 퇴진'으로 윤석열 몰아치기..."그러나 전쟁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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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을 의결한 지 14시간 20분만에 징계안을 재가했다. 단 하루도 기다리지 않은 것으로 윤 총장에 대한 강한 불신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검찰 개혁을 갈무리하고 어수선한 정국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는 징계안 재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함께 공개했다. 추 장관의 전격적 사의는 '이제는 윤 총장도 순순히 물러나라'는 경고다. 징계에 불복해 소송전을 예고한 윤 총장을 당청이 다시 한 번 몰아붙인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은 "추 장관 사의와 상관 없이 소송은 계속한다"고 버텼다. 법정에서 벌어질 소송전과 내년 초 검찰 인사 등을 거치며 청와대와 검찰은 더욱 거칠게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16일 추 장관에게 윤 총장 징계 의결 내용을 제청받고 즉각 재가했다. 징계위 의결은 오전 4시 10분, 문 대통령의 재가는 오후 6시 30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임명권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특정 정부 인사에 대해 '죄송하다'고 한 건 사실상의 해임 선고"라고 했다. 임기제인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자를 수 없는 만큼, '징계 기간이 끝나는대로 물러나라'고 압박한 것이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검찰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검찰 견제와 쇄신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추 장관의 퇴진은 여권에서 기정사실이었지만, 예상 시점은 윤 총장 거취 정리 이후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개혁 입법이 완수됐고, (추 장관 스스로)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자진 사퇴임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추 장관의 '명예로운 퇴진' 형식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이 1시간 10분 동안 면담했다'고 청와대가 공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청와대는 추 장관 사의 표명을 선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사표 반려는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문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고 한 것엔 추 장관이 사태를 지나치게 시끄럽게 키운 데 대한 우회적 질책이 담겨 있단 해석도 나왔다.
추 장관 역시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서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며 거취 정리를 공식화했다.
'추미애ㆍ윤석열 갈등'은 국정 동력과 대통령·여당 지지율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이에 청와대는 추 장관의 퇴진이라는 강수로 윤 총장의 정치적 파괴력과 검찰 저항력을 꺾어 싸움판을 조기에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검찰총장 징계를 둘러싼 혼란을 일단락 짓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추·윤 싸움을 지켜보는 민심은 추 장관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판정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뭇매를 맞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로 내각 분위기 쇄신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전쟁의 끝은 아직 멀었다. 윤 총장은 징계처분 취소소송 등을 예고했다. 윤 총장의 이완규 변호사는 추 장관 사의 표명 직후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 처분의 적법성을 끝까지 다투겠다는 뜻이자, 총장 임기 2년을 다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추 장관의 퇴진으로 검사들의 기세가 꺾일지도 미지수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들은 이날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징계 절차 전반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존재했다"고 비판했고, 이는 검찰 집단 반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문무일 등 전직 검찰총장 9명도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의 시작이 될 우려가 너무 크다"며 징계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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