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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징계,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인적 청산 목표로 검찰 흔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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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16일 ‘정직 2개월’로 결론 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지속된 윤 총장과의 갈등은 표면적으론 추 장관과 청와대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현직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고 분열과 반목이 심화하면서,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은 더 커졌다. 검사들은 이번 사건을 '윤 총장 찍어내기'로 규정했고, 윤 총장도 징계 절차 및 결과의 정당성을 두고 법적 소송을 예고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 장관이 제청한 윤 총장 징계안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다.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데 대해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날 새벽 4시쯤 윤 총장에 대해 총장 업무를 2개월간 정직시키는 징계안을 의결했다. 추 장관은 징계 제청 직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징계위 결정에 대해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워 불법 부당조치를 했다.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 잡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총장만 반발한 게 아니다. 현직 검사들도 대부분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적 반응과 함께 추 장관에 대해 반발심을 숨기지 않았다. 검사들은 “윤 총장을 좋아해서 추 장관과 법무부를 비판한 게 아니다.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윤 총장을 징계했다면 오히려 검사들이 박수를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들은 이날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입장을 올렸다. 이들은 “징계사유가 부당한 것은 물론 징계위원회 구성부터 의결에 이르기까지 징계 절차 전반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 직무배제에 반발해 지난달 평검사회의가 들불처럼 번졌던 상황을 보면, 이번 징계 결정은 또다른 집단반발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전직 검찰총장 9명도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징계 절차는 우리 국민이 애써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의 시작이 될 우려가 너무 크므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징계는 끝났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은 모양새다. 윤 총장 측은 법무부를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소송 등을 예고해 싸움판은 법정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 구성부터 결론을 내는 과정까지 드러난 절차적 문제들을 하나하나 문제 삼으며 근거를 남겨뒀다. 행정소송에선 적법 절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법무부 측의 흠결은 윤 총장 징계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이 윤 총장 손을 들어줄 경우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징계 청구를 묵인한 문 대통령에게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 징계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계속되면, 청와대는 검찰개혁에 반발하는 것으로 간주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당장 윤 총장 부재 중에 단행될 내년 초 검찰 인사에서 ‘반(反)정권’ 성향의 검사들을 좌천시킬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검찰청의 고위 간부는 “권력기관 개혁법안을 통과시켜 ‘제도적 청산’을 마무리했다고 자부하는 현 정권이 이제는 ‘인적 청산’을 목표로 검찰 조직을 흔들 것”이라며 "윤 총장 징계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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