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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안내견은 시민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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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예비 안내견과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1년간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자원봉사자) 매장 출입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거셌다. 올해 4?15 총선에서 당선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안내견 '조이'가 국회에 첫 입성하면서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나 싶었지만 이번 논란을 보며 여전히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편견의 벽이 높음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안내견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도 같다.
국내에서 안내견이 처음 활동한 것은 1972년 임안수 전 대구대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셰퍼드 종 안내견 '사라'와 함께 들어오면서부터다. 이후 체계적 과정을 거쳐 1994년 양현봉씨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로부터 기증 받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바다'가 국내 양성기관에 의해 배출된 첫 안내견이다. 국내 안내견 대부분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배출한 안내견은 250여마리에 달한다. 현재 안내견학교 출신을 비롯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까지 포함하면 약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활동중인 안내견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시민들이 안내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올해 1월 일본에서 제일 오래된 안내견 단체인 '아이 메이트'(Eye Mate)라는 곳의 견학을 신청해 찾아갔던 게 떠올랐다. 일본에는 11개의 안내견 단체가 있는데, 훈련 방식이나 주안점을 두는 게 조금씩 다르다. 이 가운데 아이 메이트는 1957년 일본에서 양성한 첫 안내견을 배출한 곳으로 이곳을 거친 안내견만 약 1,400여마리에 이른다.
단체 이름에서 나타나듯 이곳에서는 안내견, 맹도견이라는 말 대신 아이 메이트, 즉 '눈 친구'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개가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게 아니라 보행 연습을 한 장애인과 개가 힘을 합쳐 안전한 보행을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때문에 안내견 훈련만큼 시각장애인의 마음가짐과 연습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곳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안내견과 언제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회 참여를 돕는 것이다. 또 일반인들에게는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음식은 시계 방향으로 설명하라는 등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인상 깊었다.
현재 일본 내에서 활동중인 안내견은 1,000여마리. 인구는 우리보다 2.5배 많지만 안내견은 14배 가량 많다. 기업 기부보다 민간 기부가 훨씬 활성화되어 있는 것도 우리와 다른 점이다. 일본에는 슈퍼마켓에 가도 안내견 모금함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안내견 단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몰에서는 안내견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각장애인 10명 가운데 6명이 대중이용시설에서 출입을 금지 당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다.
안내견 출입 거부 뉴스가 떴을 때만 반짝 관심이 높아졌다 이내 사그라드는 게 현실이다. 시민들이 평소에도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매너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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