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지구 환경

입력
2020.12.14 15:30

편집자주

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인천 공항 주변의 발전소 ⓒWestend61 GmbH / Alamy Stock Photo


2019년 말에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 12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는 인류의 삶뿐 아니라 지구 환경 또한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인간의 모든 활동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 농업, 수질 오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구 환경에 준 영향 중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은 대기오염이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이동 제한과 봉쇄를 실시하면서, 산업 가동률이 떨어졌다.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니 여기서 배출되던 이산화질소(NO2) 같은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항공우주국(ESA)은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인공위성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구 환경의 변화를 전 지구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들을 내놓고 있다. NASA의 과학임무국장인 토머스 저버켄 박사의 미국지구물리학회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대기 질에 준 영향을 대기관측위성이 지난 1년간 관측한 자료를 기반으로 수치화하였다. 그 결과 올해 측정된 이산화질소 농도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의 연평균과 비교해 30~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지역에 따라서 조금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진 터라, 공항 주변 대기질은 이보다 더 큰 감소를 나타냈다. 공항은 비행기의 배기 가스 때문에 이산화질소와 포름알데히드 등 대기오염물질이 평상시에도 가장 많이 검출되는 지역이다. 봉쇄령이 내려진 시기만 놓고 봤을 때, 중국과 이탈리아가 미국보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훨씬 많이 감소했다.

이산화질소는 적갈색의 자극성 냄새가 나는 유독성 기체로 화석 연료의 고온 연소과정에서 발생하고, 일산화질소가 산화하여 생성되기도 한다. 자동차,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는 그 자체가 호흡기에 영향을 주고, 대기 중에서 산성비를 유발하며 오존이나 스모그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산화질소가 대기 중에 체류하는 시간이 수 시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감소한 이산화질소 농도가 대기질에 얼마나 오래 영향을 줄지도 중요한 연구 주제다.

이산화질소와 함께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생각되고 있는 것이 이산화탄소(CO2)이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전 지구의 생태계를 포함하는 생물권(biosphere)의 자연적인 변화와 맞물려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팬데믹의 효과만 분리해서 해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우주에서 여러 대의 인공위성의 관측과 딥러닝 시뮬레이션으로, 코로나19에 의한 효과만 분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0.5ppm(parts per million, 약 0.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전체 이산화탄소 농도의 1,000분의 1 정도가 감소한 것이다. 이산화질소에 비해 미미한 양처럼 보이지만,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에 체류하는 시간이 100~300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감소도 중요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팬데믹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에 변화를 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과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로 인해 남아메리카에 퍼진 천연두도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묘한 흔적을 남긴 기록이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과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인종학살이 이 변화의 원인이었다. 인명 손실은 과거에 경작되던 땅을 다시 야생 초목지대로 변화시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인간 활동의 감소가 지구 환경에 일시적인 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주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인류는 바이러스 전파의 계절적인 변화, 날씨, 습도와의 연관성 등을 장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다음에 또다시 올 전쟁에서는 이번보다는 좀 수월하게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황정아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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