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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단교 사태 트럼프 임기 내 해결될까

입력
2020.12.13 09:0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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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인구 약 270만명에 우리나라 경기도 크기 정도에 불과한 중동의 작은 국가이다. 하지만 전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의 자원부국으로서 중동의 다양한 문제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카타르는 알 자지라 방송을 전 세계로 송출하고 있으며 2022년 중동 최초로 월드컵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지만 강한 나라 카타르의 적극적 외교 노선을 둘러싸고 때때로 주변 중동 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연출되어 왔다. 그러던 차에 2017년 6월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는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하고, 육상 해상 항공을 통한 왕래를 중단하고 말았다. 중동 4개국은 봉쇄 해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알 자지라 방송국의 폐쇄, 이란과의 단교 등을 포함한 13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카타르는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였고, 이후 카타르 단교 사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3년 반 동안 지속되어 온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이다. 미국과 쿠웨이트가 적극적 중재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는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인 네옴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고, 2일에는 타밈 빈 하마드 카타르 국왕과 도하에서 회동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카타르 단교 사태로 초래된 걸프협력회의(GCC) 위기의 해결 방안을 조율했고, 아흐마드 나세르 알 무함마드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카타르에서 가장 먼저 환영의 메시지가 나왔다. 무함마드 빈 압둘 라흐만 카타르 외무장관은 “쿠웨이트의 성명은 걸프 위기 해결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 역시 중재자로 나서고 있는 미국과 쿠웨이트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관련 국제기구의 성명도 줄을 이었다. 나이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등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한다는 응원을 전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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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아브라함 협정에 이어 중동 평화와 연관된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눈치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제41차 GCC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타결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원래 회의가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바레인이 아니라 쿠웨이트로 장소를 옮겨서 GCC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이다.

공교롭게도 아브라함 협정을 이끌어 낸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이번 사안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과 함께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 간 관계 정상화 확대 노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란 핵 과학자 모흐센 파크리자데의 암살 여파로 불안정한 중동 지역 정세 속에서 이란에 대항한 GCC국가들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재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섣부르게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소극적인 아랍에미리트의 입장이 주요 변수다. 며칠 동안 침묵을 지키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8일 성명을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무장관은 갈등 완화를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다가오는 GCC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는 카타르와 터키의 우호 관계에 대한 반감이 크다. 터키의 리비아 내전 개입, 동지중해 자원 탐사 등에 대해 아랍에미리트는 불만을 표출해 왔다. 따라서 최근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카타르와 터키 간의 협력 관계 형성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관련 당사국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 속에서 카타르 단교 사태가 언제 끝날지 눈여겨봐야할 것 같다. 특히 떠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겨줄지 바이든 당선인에게 공을 넘길지 궁금하다.

김강석 단국대 GCC국가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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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석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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