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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환자도 뇌동맥류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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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월 전 갑작스런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 증상을 보이다 쓰러진 85세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왔다.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했지만 검사 결과 왼쪽 후교통동맥(뇌의 동맥 가운데 하나)에 위치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로 진단됐고, 응급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평소 댄스스포츠가 취미일정도로 건강했지만 85세라는 나이 탓에 수술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았은 초고령자였고, 재출혈이 발생하면 사망 가능성이 90% 가까이 됐기에 가족들과 신중한 상의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환자분은 건강하게 퇴원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질병으로,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치명적 뇌출혈을 일으키는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85세 환자처럼 이미 뇌출혈을 일으킨 상태로 발견되는 ‘파열성 뇌동맥류’로는 지난 1년 동안 약 6,500명이 응급실로 내원했으며, 파열되기 전에 발견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1년 간 4만여명 가까이 진단됐습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MRA 검사 빈도수가 증가하고 고령인구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면서, 진단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령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지난 10년 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뇌동맥류가 진단된 고령(65세 이상), 초고령(75세 이상)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뇌동맥류를 형성하는 위험인자로 알려진 것은 다낭성신증후군, 엘러스-단로스증후군, 말판증후군 등의 유전질환과 가족력, 여성, 고령, 흡연, 그리고 고혈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요인이 없어도 뇌동맥류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아 아직 그 원인을 뚜렷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뇌동맥류가 이미 진단된 사람이 여성, 고령, 흡연, 고혈압, 그리고 과도한 음주 등의 요인에 해당된다면 파열 위험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이 위험요인들 중에서 흡연, 음주, 고혈압은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뇌동맥류의 형성과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 엄격한 혈압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은 궁금증을 질의-응답으로 풀어봤습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파열될 위험이 얼마나 되고, 어떨 때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파열 위험성은 매년 0.5~1%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맥류가 진단된 건강한 사람이 평생 파열될 위험성은 약 30%까지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발견됐을 때 치료의 위험성이 파열의 위험성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맥류의 크기가 4㎜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하고, 그 미만이더라도 위치와 모양이 좋지 않을 때에는 치료하는 것이 파열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입니다."
-뇌동맥류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는 크게 시술과 수술로 나눠집니다. 시술은 코일색전술을 말하는데, 사타구니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뇌혈관까지 접근해 미세도관을 삽입한 후 뇌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코일색전술의 가장 큰 장점은 개두술이 필요하지 않아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매우 빠르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스텐트를 사용할 경우 최소 1~2년간은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수술에 비해 재발의 우려가 다소 있습니다.
수술은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을 말합니다. 뇌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직접 묶어 뇌동맥류로의 혈류 유입을 차단하는 치료법으로, 개두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술에 비해 회복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혈소판제제와 같은 약제를 추가로 복용할 필요가 없으며, 재발의 가능성도 코일색전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현재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60%를 코일색전술로 치료하고 있으며, 의료 기구의 발전으로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술의 경우에도 ‘최소절개법’을 이용해 개두술의 단점을 최소한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고령, 초고령 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했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9년 이후로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진단된 고령(65세 이상)과 초고령(75세 이상)에서의 치료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서 2016년까지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 코일색전술은 고령과 초고령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35%, 10% 정도로 나타났으며, 클립결찰술은 각각 약 30%, 5%의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는 2009년에서 2012년까지 치료받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초고령에서 코일색전술과 클립결찰술을 받는 경우가 각각 31%, 27% 증가한 수치입니다.
물론 70세 이상 초고령에서는 마취의 위험성과 혈관의 노화로 인한 치료 자체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일색전술 기술의 발달과 수술 경험의 축적으로 그 위험도 또한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어, 치료를 받는 고령 및 초고령 환자의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치료의 위험도를 더욱 낮추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숙련된 의료진과의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고령 이상의 환자에 대한 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합니다."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뇌혈관질환의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동맥류의 진단율이 증가하는 50세 이상이라면 예방적으로 뇌혈관검사를 해볼 것을 추천하며, 금연, 절주, 혈압조절 등에 미리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초고령이라 하더라도 뇌동맥류가 진단된 경우라면 숙련된 의료진과 치료에 대해 신중히 상의하여 지속적인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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