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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초소 통과... 교도소 담 안에서 40분간 방송한 BJ들

입력
2020.12.09 16:40
수정
2020.12.09 18:3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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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TV BJ들, '청송교도소' 들어가 40분간 방송
"이게 사형장"? 방송 물의.. 실제 청송엔 사형장 없어
800명 시청... "후원하면 다른 곳도 가겠다"? 수익 혈안
최소 확인 거치지 않고 출입 허가... 문책 불가피

광덕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경북 청송교도소(제2교도소) 외부 전경. BJ들의 일탈이 일어난 곳은 이 인근의 시설로, 경북북부제1교도소와 직업재활전문교도소, 제3교도소 등 3개 시설이 한 울타리 안에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광덕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경북 청송교도소(제2교도소) 외부 전경. BJ들의 일탈이 일어난 곳은 이 인근의 시설로, 경북북부제1교도소와 직업재활전문교도소, 제3교도소 등 3개 시설이 한 울타리 안에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청송교도소에 개인 인터넷방송 제작자(BJ)들이 “출소자를 데리러 왔다”는 거짓말로 외곽 초소를 통과, 담 안쪽에서 생방송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교도소는 이들이 방송을 한 날에 출소예정자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사실 확인 없이 이들의 초소 통과를 허용했다.

9일 경북북부제1교도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쯤 팝콘TV BJ 2명이 교도소 정문 직원에게 “출소자를 데리러 왔다”고 둘러대고 외곽 초소를 통과한 방송을 했다.

BJ 중 1명은 자신의 계정에 실시간으로 “여기서 생활해서 내부를 잘 안다”며 청송교도소 ‘내부’라며 소개를 이어갔다. 그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동행한 BJ에게 “여기가 ‘넥타이’ 공장이 맞느냐”며 사형장을 지칭하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40분가량 방송을 이어간 이들은 “이제 포항교도소로 가겠다”며 “후원해주면 다음 주에는 경북북부제2교도소도 들어가 보겠다”는 말과 함께 방송을 종료했다.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법무부 당직실에 “교도소 내부에 개인차량이 돌아다닌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송교도소에 따르면 이들의 방송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우선 청송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없다. 사형장은 고등검찰청이 있는 지역 교도소에만 있다. 청송에는 지청도 없다.

또 이들이 자동차를 교도소 내부로 들었다는 방송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교도소 내부에는 직원도 업무가 아니면 차량을 몰고 들어갈 수 없다. 청송교도소에는 경북북부제1교도소와 직업재활전문교도소, 제3교도소 등 3개 시설이 한 울타리 안에 있다. 큰 울타리에 있는 외곽초소를 통과한 뒤 초소와 개별 교도소 사이 공간에 차를 세우고 해당 교도소로 가서 면회하거나 업무를 보는 식이다. 제2교도소는 따로 떨어져 있다.

청송교도소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직 교도관은 “3개 시설을 둘러싼 담 중간에 있는 초소를 통과하면 그 안에 개별 교도소와 관사, 주차장 등이 있다”며 “교정 시설과 초소 사이 공간에서는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뤄 BJ들은 외곽 초소를 통과한 뒤 개별 교도소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형장’ 등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방송한 날은 출소예정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교정당국은 이날 새벽 보안이 뚫린 데 대한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곽 초소에서 최소한의 출소자 이름 확인만 했었어도, 시청률과 수입에 혈안이 된 BJ들의 일탈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방송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8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재소자들의 출소 시각은 원칙적으로 출소일 0시다. 그러나 따로 데리러 오는 사람이 없을 경우 교통편 등을 고려해 오전 5시쯤 내보낸다. 마중 나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엔 5시 이전에도 출소할 수 있다.

청송교도소 관계자는 “일반인은 수용자가 있는 교도소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지만, 외곽 초소만 통과하면 초소와 교도소 사이 공간을 오갈 수 있다”며 “초소 근무자가 신원확인을 소홀히 했는지를 확인, 징계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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