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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성차별을 학습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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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온라인 교육이나 화상회의가 시작될 때만 해도 이 생활이 이리 길어질 줄 몰랐다. BTS에서 나훈아까지 온라인 콘서트를 즐기는 '랜선 라이프'는 이제 새로운 삶의 기준이 돼 버렸다.
코로나로 우리 삶은 급격히 디지털화되었고 그 가운데 인공지능(AI) 혁명이 성큼 다가왔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활 속으로 더 친밀하게 들어올 것이다. 10년 후 쯤에는 교양필수 과목같이 보편적인 기술이 되고, 우리의 아이들은 인공지능을 친구 삼아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돕는 기술로 발전하기 위해서 여성들이 이 분야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AI시대 여성의 참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 분야의 연구와 산업에 AI개발자로서 참여하는 방법이다. 최근 여성신문과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위셋)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020 여성AI포럼(W-AI포럼)이 열렸다. '여성이여 AI혁명을 주도하라'는 주제로 하는 두 번째 연례포럼이다. 연사로 참여한 기업인이나 컴퓨터공학자들이 여성개발자 참여, 여성인재 양성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산업 현장이나 연구실 모두 개발인력 양성은 아주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경력단절 상태에 있는 여성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위셋) 안혜연 소장은 "'여성이므로 도와야 한다'가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해 여성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가 위태롭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경력단절 상태에 있는 우수한 과학·공학 여성 인재들이 약간의 교육 훈련을 거치고 AI 산업현장에서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수요가 크니 전망은 아주 밝다.
두 번째는 데이터 생산자로서의 참여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라 불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건강한 식단과 올바른 가치관 교육이 필요하듯이 인공지능기술에도 양질의 데이터와 합리적 논리가 제공돼야 한다.
지금의 데이터 환경을 식품에 비유하자면 불량식품들이 너무 많다. N번방 범죄, 리얼돌 유의 성상품화 콘텐츠, 혐오와 차별을 담은 해로운 콘텐츠가 너무 많다. 성별 고정관념을 학습한 AI는 면접심사에서 비서직에는 여성이 더 적합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임원직은 같은 실력이라 해도 남성이 더 잘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성평등을 주장하는 기사에는 주로 남성의 비난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이 달린다. AI가 성차별을 학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영미 성결대 교수는 "인공지능에 편견을 극복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입력해 주는 역할이 여성의 몫"이라고 말한다. AI 시대를 주도해야 할 여성들이 성평등 콘텐츠를 더 많이 생산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세 번째 여성의 경험이 국가경영의 중요한 원칙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적극 참여해서 여성의 경험을 여성의 입장에서 문제제기하고 드러나게 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할 여성 정치인이 많이 필요하다. 캐럴라이 패세스는 "'보이지 않는 여자들'에서 '남자를 기본값'으로 하는 인류문명사에서 거대한 '젠더 데이터 공백'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여성의 경험이 그 공백을 채우고 AI 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힘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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