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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에 몸싸움... 방역지침 무력화시킨 국회 법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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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의사당 본청 406호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안팎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격돌한 여야 정치인들에 의해 이틀째 아수라장이 됐다. 쟁점을 놓고 벌이는 정치권의 언쟁과 몸싸움은 이미 익숙한 광경이지만, 이번만큼은 눈살을 찌푸리고 혀를 차는 정도로 넘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과 보좌진들은 전날 오전부터 여당의 공수처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법사위 회의장 앞에 집결해 연좌 농성을 벌이며 규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회의장에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막아서고, 고성을 동반한 언쟁에 몸싸움까지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폭 3m 넓이의 복도는 100여명의 여야 의원과 보좌진으로 가득차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았다. 8일 오전에도 피켓을 든 야당 의원 및 보좌진, 취재진까지 몰려들면서 법사위 회의장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대유행 중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민생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가 그야말로 '무법 지대'가 되고 있다.
이날 0시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따르면, 50인 이상의 모임이나 행사를 할 수 없다. 그런데 법사위 회의장 앞은 연 이틀 어림잡아 50명을 훌쩍 넘긴 인원이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 앉거나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마스크는 착용했으나, 비말로 인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서로 엉겨붙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는 마스크가 벗겨지는 돌발 상황도 우려된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전 안전담당 직원을 보내 연좌농성 중인 의원들에게 ‘인원 밀집' 상황을 경고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호소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사위 회의장 앞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국회 사무처가 휴대폰 안내문자까지 발송해 '방역 지침 준수'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치적 목적달성이 더 중요한 이들을 분산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법사위 회의장 안에서도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가 임박하자 회의장 밖 복도에 집결해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이닥쳤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간사를 맡은 같은 당 김도읍 의원 등은 윤호중 법사위원장을 향해 고성과 항의를 쏟아냈다. 백혜련 간사 등 여당 의원들까지 고함으로 이에 맞서면서 회의장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급기야 윤 위원장이 의사봉을 들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가결하려 하자 주 원내대표는 윤 위원장의 손을 붙잡고 항의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체 기립하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그 사이 법사위 회의장에는 여야 의원 등 100여명이 밀집한 채 서로 언쟁을 벌였다. 국회 사무처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임위 등 각종 회의장 내 인원을 50명 이내로 운영 중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의원들에 의해 무력화하는 광경을 국민들은 말없이 지켜봐야 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9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어 거리두기를 무시한 여야의 극한 격돌이 또 한 차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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