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산 채로 던져 죽인 사람들, 동물학대로 처벌해주세요"

입력
2020.12.11 11:00
<1> 어류도 아프다, 방어와 참돔의 호소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국민청원 형식을 빌려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 관계자들이 일본산 활어 수입을 허용한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동원된 일본산 참돔과 방어가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미래수산TV

"물고기도 고통을 느낍니다. 우리를 산채로 던지고 질식시켜 죽인 사람들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해주세요."

경남의 한 양식장에서 지내던 우리 활어들은 지난달 27일 난데없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 도로로 끌려왔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죠. 일본에서 온 활어 친구들이 산 채로 차가운 맨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끝내 배가 터진 채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죽어갔습니다. 어떤 활어들은 "소비를 증진하겠다"는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비닐봉지에 담겨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이들 대부분도 답답한 봉지 속에서 질식해 죽었다고 합니다.

참돔과 방어가 낸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이 500명이 넘으면 관련 전문가들이 답해줄 예정이다.

갑자기 황당한 일이 벌어진 이유를 알아보니, 일본에서 참돔과 방어 등 활어 친구들이 대거 수입되면서 도산 위기에 처해 분노한 양식 업체 관계자들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에서 온 친구들을 도로에 던져 죽이는 폭력적인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양식어류협회 관계자가 일본산 활어 수입에 항의하기 위해 살아 있는 참돔과 방어를 길바닥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미래수산TV 캡처

다 같은 참돔, 방어인데 일본에서 왔다고 바닥에 내던져지고, 국내에서 길렀다고 식용으로 건네진 것도 참 어이 없는 일인데요. 양식업계 종사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건 알겠는데 왜 우리 물고기들이 이렇게 죽어가야 하나요.

사실 사람들은 우리 어류가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류도 고통을 느낀다는 건 이미 확인된 과학적 사실입니다. 동물보호법 역시 제2조 제1호에서 '동물'에 대한 정의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합니다. 포유류, 조류뿐 아니라 파충류, 양서류에 이어 우리 어류까지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도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를 위해 나서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겁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집회에 이용된 어류만큼은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우리도 이에 강력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공개된 장소에서나 동종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또 경남어류양식협회 집회 관계자들을 현행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양식 어민들이 죽어간다고 부르짖었지만 정작 죽어간 것은 어느 나라에서 왔든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나 평생을 식용으로 착취당한 방어와 참돔"이라고 주장했지요.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우리의 고통을 제대로 표현한 동물행동학자 조너선 밸컴이 쓴 '물고기는 알고 있다'의 한 구절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신경해부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물고기의 통증 인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느러미가 없다는 이유로 인간의 수영 능력을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생계가 힘들다고, 우리 물고기들을 마구 던져 죽이는 행위를 용납할 수 있나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일으킨 관계자들에게 동물학대죄가 적용되길 청원으로 촉구합니다.


방어와 참돔이 낸 청원에 동의하시면 포털 사이트 하단 '좋아요'를 클릭하거나 기사 원문 한국일보닷컴 기사 아래 공감버튼을 눌러주세요. 기사 게재 후 1주일 이내 500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전문가들로부터 답변이나 조언, 자문을 전달해드립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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