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비대면?… 제각각 대입 전형에 뿔난 수험생들

입력
2020.12.06 17: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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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도 대학마다 영상업로드까지 '다양'
비대면 힘든 예체능 실기고사는 더 걱정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찾은 고3 수험생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서 고사장으로 입실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찾은 고3 수험생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서 고사장으로 입실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지만, 수험생들은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자가격리자로 분류되면, 대학입학 시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큰 탓이다. 교육부가 응시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논술·면접 고사를 치르는 대학마다 방침이 달라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대입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대입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주말인 12∼13일에만 이화여대와 중앙대, 한국외대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가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등 19만명 정도가 대학별 전형을 앞두고 있다.

논술전형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자가격리자나 코로나19 유증상자에게 권역별 고사장이나 별도 시험실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자가격리자의 응시를 위해 전국에 22개의 별도 고사장과 348개의 시험실을 마련했다. 대학이 몰려있는 서울 등 수도권에는 113개 시험실을 집중 배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배려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자칫 대학입시에서 큰 불이익이 예상된다.

대학마다 전형 제각각 수험생 '혼란'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고3 수험생과의 비대면 화상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고3 수험생과의 비대면 화상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논술 이외 전형은 학교마다 제각각이라 더욱 혼란스럽다. 11일부터 수시모집 면접 전형에 돌입하는 서울대는 대면 면접을 예정하고 있다.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은 별도 권역별 고사장에서 비대면 화상면접을 진행한다. 반면 고려대는 수시모집 학업우수자 전형 면접을 영상 업로드 방식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전남대는 9일~11일 대면면접을 실시하려다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형을 며칠 앞두고 수험생 전원에 대해 실시간 화상면접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처럼 대학마다 전형 진행방식이 다른데다 갑작기 바뀌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수험생들은 대입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다. 전남대 수시모집 면접 전형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 길모(18)양은 "확진자가 세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갑자기 비대면 면접으로 변경돼 혼란스럽다"며 "그런데도 지원 대학 중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면접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알려준 곳은 한 군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어려운 예체능계 수험생 '전전긍긍'

지난달 5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2021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예체능전형 체육대학 태권도학과 실기고사에서 100m달리기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레벨D 방호복과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점위원 옆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대구=뉴스1

지난달 5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2021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예체능전형 체육대학 태권도학과 실기고사에서 100m달리기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레벨D 방호복과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점위원 옆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대구=뉴스1

예체능 계통의 수험생들은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예체능 실기시험은 특성상 다른 학과와 달리 비대면 방식이 어려운 편이다. 실제로 수능 전에 진행한 수시 1차 모집에서도 비대면보다는 대면으로 실기시험을 진행한 대학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자가격리로 실기시험을 못 보게 될까봐 우려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예체능 계통은 정시모집에서도 실기시험이 예정돼 있어, 입시일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2월까지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시모집으로 미술대학 실기를 준비 중인 재수생 이모(19)양은 "실기시험은 비대면이 사실상 불가능할텐데, 자가격리라도 되면 제대로 시험을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수능 이후 전형에 대해선 교육부에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한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대학별로 전형 방식을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에 자가격리자 응시 등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전형 방법을 바꿀 수 있도록 안내한 상태"라면서도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수능과 달리 대학입시는 대학마다 자율성을 갖고 있어서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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