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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몽니?... 조지아 주지사에 패배 뒤집기 '압박'

입력
2020.12.06 18:00
수정
2020.12.06 18:5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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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5일 조지아주 발도스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발도스타=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5일 조지아주 발도스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발도스타=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몽니’가 계속되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큰 그림’일까.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그가 이번엔 선거 결과를 번복하라는 압박에 나섰다. 대선 이후 처음 등장한 오프라인 유세에서는 선거가 조작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불복 행보를 이어갔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고, 선거 결과를 번복하기 위해 주 의회에 특별회기 개최를 요청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부재자 투표 서명에 대한 감사도 요구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친(親)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켐프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조지아에서 합법적인 투표만 집계되도록 공식적으로 세 차례나 서명 감사를 요구했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이번 대선에선 근소한 표차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 지난달 주 정부가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조 바이든 당선인이 0.25%포인트(1만2,670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고, 주지사가 이를 공식 확정한 상태다.

이번 조지아 주지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다음달 5일 열리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통화는 그가 이날 조지아주 남부 밸도스타에서 열린 대규모 유세에 가기 직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선거에서 7,400만표 이상 얻었는데도 그들(민주당)은 우리가 패배했다고 납득시키려 한다”며 “대선이 조작된 것은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극단주의자들은 선거 도둑질을 당장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 상원 총 100명 중 조지아주에서 나올 2명을 제외한 98명이 확정된 상태다. 현재 스코어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이다. 백악관을 선점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지아에서 2석을 얻을 경우 사실상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한다. 상원 표결에서 동수일 경우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이 1승이라도 거둔다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차기 대선을 위한 정치적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유세가 공화당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결과 공격이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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