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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퇴진론' 다음날 靑 달려간 추미애, 교체 수순 '징후'

입력
2020.12.02 04:30
수정
2020.12.02 09: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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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행보, 국정운영 부담...윤석열과 순차 퇴진"
홍영표 "공수처 출범 등 끝나면 장관 임무 완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여권 분위기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퇴진으로 흐르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 장관의 '동반·순차 퇴진론'이 급부상한 지 하루 만인 1일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찾아 가 독대했다. ''윤 총장 정리' 등 소임을 다하고 나면 추 장관도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점차 커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굳이 진화하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의 거친 행보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다.


"추·윤 고민 많다"는 文 발언에 秋 화들짝?

1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따르면, 추 장관은 오전 11시 15분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면담했다. 오전 10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국무회의가 끝나자 마자 청와대로 향한 것이다.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함구했고, 법무부는 "추 장관이 '현 상황'을 보고했다"는 원론적 입장만 전했다. 추 장관의 거취가 정권 차원의 초대형 이슈인 만큼, 어떤 수위로든 대화 테이블에 올랐을 것이다.

청와대가 추 장관의 퇴진은 상수로 두고, 퇴진 시점을 고민하는 단계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로부터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으로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고민이 많다"고 답했는데, 이는 '동반 퇴진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추 장관이 '직을 지키기 위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문 대통령을 급히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30일 검사징계법상 징계위 당연직 위원인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인지한 추 장관이 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징계위 강행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추 장관이 청와대로 향하기에 앞서 정 총리와 10분간 독대했는데, 이 자리에서 '사퇴 권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고민이 많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의 뜻을 정 총리가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사실상 '물러날 때를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추 장관의 청와대 방문 일정은 미리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대를 마친 후 국무회의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대를 마친 후 국무회의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 "사퇴 논의 없었다"... 與는 '순차 퇴진' 구상

추 장관 측은 '사퇴론'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법무부는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이 만났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 총리와의 독대에서도 '사퇴'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의 단호한 입장은 '추 장관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추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검찰 개혁을 마치기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이나 야망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추 장관 교체 시계는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추 장관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문재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 은 1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고 지금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장관으로서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본다"며 추 장관 거취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친문계에서 추 장관 퇴진론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건 처음이다.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배제·징계처분 조치가 절차적으로 부당하다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결과, 윤 총장 직무배제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서울행정법원의 결정 등은 추 장관의 '강성 행보' 명분을 떨어뜨렸다. 추 장관 본인이든,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든, 추 장관 거취에 대해 '결단'을 해야 할 시간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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