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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추미애 vs 검찰 집단반발 확산... 다음주 초반이 중대 분수령

입력
2020.11.27 19:20
수정
2020.11.27 22: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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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판사 사찰 문건 충격... 윤석열 징계 진행할 것"
중앙지검 부장검사·전직 검사장들도 '秋 비판' 가세
법원 심리→감찰위원회→징계위원회 잇따라 열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현직 검찰총장 징계청구ㆍ직무배제’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전국 일선 검사들의 집단반발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추 장관의 ‘마이 웨이’ 노선에 맞서는 현직 검사들의 집단반발 움직임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계속 확산세를 보였다. 양측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음주 사흘 연속 이어지는 법원의 심문, 법무부 감찰위원회ㆍ징계위원회 절차가 이번 사태의 결말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공식 입장문을 내고 “검찰 조직이 받았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법과 절차에 따라 (윤 총장의)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찰총장의 비위 의혹에 대한 충분한 진상확인과 감찰 조사를 거쳐 징계청구에 이를 정도로 구체적인 진술과 방대한 근거자료를 수집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특히 ‘판사사찰’ 의혹 문건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윤 총장 징계 추진’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해당 문건을 그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보기관의 불법사찰과 아무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검사들이 판사 불법사찰 문건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고 당연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고 너무나 큰 인식의 간극에 당혹감을 넘어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검사들의 반발은 멈추지 않았다.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수사 1번지’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35명 전원은 이날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추 장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추 장관의 처분은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직무 수행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및 적법절차와 직결된 문제”라며 “검찰총장 임기제의 취지 및 법치주의 원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 34명, 전국 21개 지검ㆍ지청 소속 부장검사 69명 등 전ㆍ현직 검찰 간부들도 “추 장관의 조치는 위법ㆍ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각각 발표했다.

평검사들의 집단반발 움직임도 계속됐다. 서울남부지검과 인천지검 등의 평검사들은 이날 추 장관 조치의 적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취소 또는 재고’를 요청했다. 지난 24일 저녁 추 장관의 발표 이후, 사흘간 전국의 59개 일선 검찰청(지검 18곳, 지청 41곳) 중 부산지검 서부지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평검사 성명서가 발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추 장관 휘하에 있는 법무부 검찰국 소속 평검사 10여명도 “최근 일련의 윤 총장 감찰 과정에 위법 소지가 많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날 심재철 검찰국장을 만나 “장관에게 평검사들의 뜻을 전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 측도 추 장관에 맞서 추가로 공식 입장을 냈다. 윤 총장 측은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지속적인 동향파악, 감시나 대상자에 대한 불이익을 가할 목적 등으로 작성된 게 아니라, 법관 인사를 앞두고 만든 1회성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윤 총장 감찰 조사’의 적정성 논의를 위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다음달 1일 소집이 결정됐다. 윤 총장이 낸 직무배제 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기일이 이달 30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윤 총장 징계위원회가 다음달 2일 각각 열리는 걸 감안하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처분의 타당성을 따져 보는 절차가 다음주 사흘 연속 이어지는 셈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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