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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솎아내기 시나리오 짜논 듯" "검사출신 많은 野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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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직무배제’ 조치를 취했다. 추 장관이 취임한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두 사람의 갈등이 벼랑 끝까지 갔다는 평가다. 윤 총장을 비롯한 일부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검란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정치인 출신 추 장관과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 총장 간 갈등이라는 점에서 이번 초유의 사태는 정치권으로 번졌다. 추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사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총대를 메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윤 총장의 퇴진 뿐 아니라 형사고발 등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언급하면 압박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총장과 사실상 ‘원팀’이 돼 여권에 맞서고 있다. 정국 반전의 변곡적으로 삼을 태세다. 정치권으로 번진 추 장관과 윤 총장간 극한 대결의 속내와 향후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보 정치부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를 지켜보는 민주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영등포 청정수(청정수)=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또 직무정지를 발표하면서 새롭게 드러난 윤 총장의 '판사 사찰' 혐의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는 의원들이 다수입니다. 특히 윤 총장을 고깝게 보았던 민주당 지지층도 "올게 왔다"는 생각에서 엄청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볼빨간 사십대(사십대)=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직무배제 조치까지 취할 지 예상 못했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놀랐다” “추 장관이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 의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응당 그래야 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대체적이죠. 이미 여권과 검찰의 전면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 쪽이 무릎을 꿇어야 끝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낙연 당 대표가 추 장관의 발표 1시간 55분만에 윤 총장을 향해 “윤 총장 스스로 거취 정리하라”고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를 한 게 대표적이죠.
돌아봐=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청정수= 물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국정운영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우려의 시선도 함께 존재합니다. 검찰개혁의 본질이 가려지고, 중도층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살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실제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쓰레기 악취 나는 싸움. 너무 지긋지긋하다"며 동반 퇴진을 주장했습니다. 검사 출신인 재선의 조응천 의원도 25일 페이스북에 "과연 이 모든 게 검찰개혁에 부합되는 것이냐"고 반문했죠.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공정경제3법'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다른 입법과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모습도 감지됩니다.
돌아봐=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의힘도 정치적 측면에서 반색하는 분위기 같은데 어떤가요.
소통관 펀쿨섹좌(펀쿨섹좌)= 의석수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이 믿을 언덕은 '국민 여론'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이나 라임·옵티머스 사태에도 여권 지지율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 25일 조사한 내용을 보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56.3%로, '잘한 일'이라는 답변(38.8%)을 크게 앞서기도 했어요.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대로 '윤석열 국정조사'든 '추미애 국정조사'든 판이 벌어지기만 하면 이 사안을 국민들 앞에 내보이면서 '야당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선 듯 합니다.
광화문 찍고 여의도= 독립성이 사실상 보장돼 왔던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라니, ‘추미애가 갈 데까지 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검사 출신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죠. 그래서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 국면에서도 윤 총장과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당 분위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더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죠. 추 장관이 이렇게까지 나올 수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입니다. 특히나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시절 채동욱 전 총장 찍어내기를 맹렬하게 비난했던 만큼 ‘내로남불’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돌아봐= 문 대통령의 '내로남불'을 공격하는 국민의힘은 어떤 방식으로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취하고 있나요.
펀쿨섹좌= 26일 비대위회의가 열렸던 국민의힘 회의실에선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는 발언이 흘러나왔죠. 뿐만 아니라 백드롭(뒷걸개)에는 2013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대해 쓴 "결국...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는 트위터 글을 내걸기도 했어요. 이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이른바 '문적문(현재 문재인의 적은 과거 문재인)'의 전략으로 정권의 이중적 태도를 부각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여져요. 특히 이 자리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 시국 상황과 관련된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상황 판단이 너무나 절망스럽다"며 "헌정 초유 사태인 총장의 직무 배제, 추 장관의 활극에 대해 일언반구 말씀도 없으시다"며 꼬집기도 했어요.
돌아봐= 하지만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죠.
마음은콩밭에= 문 대통령의 침묵에 대한 청와대 설명은 이렇습니다. “윤 총장 징계 절차 등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말하라는 것인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실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황이고, 윤 총장이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한 만큼 법원의 판단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문 대통령의 ‘말’은 굳이 ‘가이드 라인’이 아니라도 다양한 방식일 수 있거든요. 원론적이긴 하지만 “진상을 파악한 뒤 말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요. 국민들이 문 대통령에게 원하는 건 어쩌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역할이 아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거나, 갈등과 분열을 막지 못해 송구하다는 ‘책임자’로서의 자세를 원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임명한 이들이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돌아봐=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예상하나요.
청정수= 직무배제 조치 이후 법적 대응으로 윤 총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추 장관을 정리하면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게 여권의 판단입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의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도 사실상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청와대나 여당이 발을 빼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히려 윤 총장 거취를 어느 선까지 정리해야 하느냐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총장에 대한 사법처리 얘기를 두고도 어떤 그림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십대= 실제 민주당은 현재 ‘개헌만 빼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국회 의석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추 장관이 불도저 식으로 윤 총장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치밀하게 ‘윤석열 솎아내기 시나리오’를 짜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여권은 이른바 검찰의 ‘판사 사찰’이 여론을 자극할 가장 민감한 소재로 상정하고 이슈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민주당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가기 전에 윤 총장 정국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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