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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죽어ㅋㅋ" 동료학생 죽음으로 몬 '에타' 악플러 잡혔다

입력
2020.11.24 14:51
수정
2020.11.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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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해자 특정해 기소의견 송치

대학생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유서 일부. 경찰에 에브리타임 악플러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B씨 유족 제공

대학생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유서 일부. 경찰에 에브리타임 악플러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B씨 유족 제공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악성 게시글 및 댓글(악플)을 달아 같은 학교 학생을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만든 악플러(본보 10월 28일자 10면)에 대해 경찰이 "기소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24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에브리타임 이용자 A씨에게 모욕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 모 여대에 다니다 사망한 B씨의 유족에 따르면 B씨는 우울증을 앓던 중 에브리타임에서 위안을 얻고자 글을 올렸지만, 일부 익명 이용자들은 위로는커녕 "죽을 거면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라거나 "말로만 죽는다 하지 말고 좀 죽어" 등의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는 악플을 달며 B씨를 조롱했다. B씨는 결국 지난달 “에브리타임에서 온갖 악플에 많이 괴로웠다. 꼭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씨의 유가족은 25개 시민단체가 참가한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통해 "익명이라는 미명 하에 인간의 탈을 쓰고 악마같은 짓을 하도록 방치한 에브리타임을 고발한다"며 "더 이상 에브리타임 내의 악플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일이 없도록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본보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경찰은 지난 달 말 B씨 유족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에브리타임 압수수색을 통해 B씨에게 악플을 남긴 회원들의 IP주소 등을 확인, A씨의 신상을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해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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