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증후군, 갑상선암 발병 위험 높여

입력
2020.11.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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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대사증후군이 갑상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갑상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에다 대사증후군까지 동반한다면 갑상선암에 걸릴 위험이 15% 증가하고, 특히 남성은 58%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다학제 연구팀(박주현ㆍ김도훈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은 국민건강보험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다.

갑상선암은 2017년 남녀 전체에서 위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암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보편화된 초음파 검사로 미세 침흡인 세포 검사의 활용도가 높아져 무증상 갑상선암 발견이 많아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도 갑상선암 가운데 비교적 큰 종양 발생 증가를 규명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생활습관 및 환경요인과 같은 추가적인 발병 원인이 역할을 할 수 있고 같은 기간 눈에 띄게 증가한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이 제기됐다.

실제 최근 여러 연구에서 비만은 갑상선암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것을 보고했지만 대사증후군과 갑상선암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2009년 한 해 동안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갑상선암이 없는 국내 성인 989만917명을 평균 7.2±0.8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7만7,133건의 갑상선암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코호트 내 전체 참여자를 분석한 결과, 갑상선암 위험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이 없는 군보다 15% 높았으며, 이러한 영향은 비만 상태에 따른 세부 그룹 분석에선 다르게 나타났다.

즉 비만인 참여자(체질량지수≥ 25)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대사증후군 동반 시 갑상선암 위험이 10% 높게 나타났으나 비만이 아닌 참여자(체질량지수< 25)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의미 있는 갑상선암 위험 상승은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갑상선암 위험에 대한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결합 효과는 남성이 더욱 두드러져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비만 남성은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없는 비교군보다 높은 갑상선암 위험도(1.58배)를 보였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중성지방 및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위험 인자의 군집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이러한 5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 위험 요인이 하나도 없는 그룹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39% 높게 나타났고, 위험 요인 개수가 늘수록 갑상선암 위험도 증가했다.

김도훈 교수는 “갑상선암과 관련이 높은 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그 위험 요인의 동반 상태에 따라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첫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로 향후 비만 환자의 대사 이상 관리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갑상선학회에서 발간하는 갑상선학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갑상선(Thyroid)’ 지난 10월 호에 실렸다.

왼쪽부터 김도훈 박주현 한경도 교수

왼쪽부터 김도훈 박주현 한경도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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