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대검 감찰과장 "한동수 감찰부장 SNS 글은 감찰 사안"

입력
2020.11.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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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까지 한동수 부장 직속상사로 모셨던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비판 대열' 합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로 입건된 한동훈(왼쪽) 검사장과, 지난 8월까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건을 수사했던 정진웅 현 광주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로 입건된 한동훈(왼쪽) 검사장과, 지난 8월까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건을 수사했던 정진웅 현 광주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대검찰청 감찰과장을 지낸 정희도(54ㆍ사법연수원 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한동수(54ㆍ24기) 현 대검 감찰부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의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52ㆍ29기) 광주지검 차장검사와 관련, 한 감찰부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검의 직무배제 요청은 부적절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오히려) 한 부장의 행위가 감찰 사안”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검 감찰2과장으로 근무했던 정 부장검사까지 과거 직속상사였던 한 감찰부장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SNS 글에 대한 검찰 내 반발 움직임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 부장검사는 17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대검 감찰부장께 2’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 감찰부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글에서 그는 “몇 개월을 직상급자로 모신 터라 고민 끝에 여쭙는다”며 “대검 감찰부장이라는 분이 감찰업무 관련 내용, 의사결정 과정을 SNS에 마구 공개해도 되는 건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지난 15일 한 감찰부장이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정 차장검사에 대한 대검의 직무배제 요청은 검사징계법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부적절한 조치라 생각돼 이의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검찰 내 논의 과정을 상세히 공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어 정 부장검사는 “저는 그동안 상급자의 판단이 나와 다르다고 하여, 업무내용과 의사결정과정을 외부에 마구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것이 검사로서의 당연한 직업윤리일 뿐 아니라 그런 공개행위는 감찰 사안이라고 알고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감찰을 총괄하시는 분이 이렇게 업무 관련 내용을 SNS에 마구 공개하는 것을 보고 많이 혼란스럽다”며 “감찰부장님의 행위로 많은 검찰 구성원들이 겪고 있을 혼란이 해소될 수 있도록 신속한 답변 부탁 드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 부장검사는 “감찰부장님이 스스로 대검 감찰부에 감찰을 의뢰해, 업무 관련 내용을 SNS 등에 공개하는 행위의 명확한 허부(許否ㆍ허락함과 허락하지 아니함) 기준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에 앞서 정유미(48ㆍ30기)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도 전날 이프로스에 올린 ‘대검 감찰부장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검 감찰부장께서 대검 내부의 의견조율 과정을 SNS에 공개하셨다. 공개방식의 대담함에 놀라고, 내용의 대담함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한 감찰부장을 직격한 바 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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