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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도 유기견 기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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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던 지난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뉴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비워져 있던 '퍼스트 도그'(대통령의 반려견) 자리가 다시 채워질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백악관 입성 때 현재 기르고 있는 독일산 셰퍼드 종 '챔프'와 '메이저' 를 데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퍼스트 도그 자체도 관심사이긴 했지만 눈길을 끈 부분은 바이든 당선인이 두 번째로 입양한 메이저가 유기견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메이저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첫 유기견이라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테리어 혼종견 '유키'를 백악관에서 길렀는데, 이는 존슨 전 대통령의 딸이 1966년 텍사스주의 주유소에서 발견해 구조한 개였다. 또 개는 아니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양이 '삭스'도 길고양이 출신이다. 삭스는 아칸소주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의 팔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2008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6주령인 챔프를 전문 브리더로부터 입양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지만 당시에도 일부 동물보호활동가들은 브리더로부터 강아지를 구입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고 한다. 그런 영향이 있었기 때문일까. 바이든 당선인은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8년 델라웨어 윌밍턴의 한 유기동물 보호단체에서 메이저를 입양했다. 지금 만일 퍼스트 도그를 브리더나 펫숍에서 데려온다고 하면 많은 비판이 쏟아질 것 같다.
사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실현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선거 운동 때 퍼스트 도그로 유기견 입양을 내세우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분명히 많은 보호소 개들이 나처럼 잡종(mutts)이다"라며 보호소 입양 계획을 밝혔지만 딸의 알레르기로 인해 포르투갈 워터도그인 '보'를 입양하면서 유기견의 백악관 진출은 좌절됐다.
3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유기견 출신 퍼스트도그가 탄생해 크게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운동 때 당선되면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밝혔고, 당선 후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당시 동물단체 세 곳이 '대한민국 유기견을 퍼스트 도그로'라는 캠페인을 벌였고, 단체들이 각각 입양을 제안했는데 문 대통령은 토리를 선택했다. 온몸이 검은 털로 덮인 소위 '못생긴 개'지만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입양 과정이 다소 황당한 측면은 있다. 입양이라는 게 입양자의 연령, 생활 방식, 다른 반려동물 여부 등에 맞춰 선택하는 게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너무 상징적 의미에 맞춰 입양하다 보니 토리와 고양이 '마루'가 함께 잘 지낼지 고려하지 못했고, 그 둘을 떼어놓는 과정에 토리가 마당에서 목줄에 묶여 지내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이 유기견을 입양했다는 의미가 컸던 건 사실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미국이지만 그동안 퍼스트 도그를 보면 품종견이 아닌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퍼스트 도그 탄생에만 만족하지 말자. 백악관, 청와대에 믹스견이 들어가는 게 당연한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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