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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와 원화값이 같이 움직인다고? 답은 '달러인덱스' 구조에 있다

입력
2020.11.16 10:40
수정
2020.11.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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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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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8원 오른 1,115.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8원 오른 1,115.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자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했다.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 채권금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달러를 보유하는 이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상승했다. 통상 달러화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는 약세를 띤다. 이번엔 모순된 현상이 일어난 것 같지만,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를 측정할 때 쓰이는 개념인 ‘달러지수(달러인덱스)’의 이면을 뜯어 보면 이해할 수도 있다.

ICE 달러지수에 유로화 영향이 절반 이상… 원화는 무관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화의 전 세계 통화 대비 가치를 표시하는 ICE 달러지수는 지난 9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스타트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발표되자 사흘간 0.8% 올랐다가 다시 하락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원화 가치도 0.8%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했다가 다시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했다. 전 세계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와,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지난 한 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장기 흐름을 보면 달러지수는 지난 7월 말 이래 92에서 94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같은 기간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0원 위에서 현재 1,1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미국 달러 지수’와 한국 원화의 가치가 직접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대륙간거래소(ICE)에서 개발해 발표하는 달러 지수는 유로와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를 일정한 비율로 조합한 후 이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산출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화에 57.6%의 가중치가 부여돼 있어, 현재는 사실상 유로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오르면 달러 지수가 떨어지는 형태다. 1973년부터 산출된 달러 지수를 구성하는 해외 통화의 구성비는 1999년 독일 마르크 등이 유로화로 대체될 때 단 한 번 변화했을 뿐 1973년 당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달러화, 신흥국 통화 대비 여전히 강세


지난 10일 터키 이스탄불의 환전소 앞에서 한 청년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터키 리라는 달러와 비교해 연초보다 30% 이상 가치가 하락했다. AP 연합뉴스

지난 10일 터키 이스탄불의 환전소 앞에서 한 청년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터키 리라는 달러와 비교해 연초보다 30% 이상 가치가 하락했다. AP 연합뉴스

ICE 지수와 달리 달러화의 주요국과 신흥국 통화 대비 가치를 구분해서 확인할 수 있는 지수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달러 지수가 그것이다.

이 지표에 따르면 주요국 화폐 대비 달러지수는 연초 대비 3.59% 하락한 반면, 신흥국 화폐 대비 달러지수는 2.31% 상승한 상태다. 주요국 화폐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달러화 대비 가치를 회복한 반면, 신흥국 화폐는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가치 하락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원화나 대만 달러, 중국 위안화처럼 같은 기간 다른 신흥국보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았던 신흥국 통화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해외 자금이 들어오기 쉽다는 점 등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브라질 헤알과 터키 리라 등은 코로나19 확산과 교역·여행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아 크게 부진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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