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다

입력
2020.11.16 04:30

광화문광장 전경. 배우한 기자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광장으로 새롭게 만들자고 머리를 맞댄 지 4년이 넘었다. 필자는 광장의 조성 방향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꾸려진 ‘광화문포럼’에 2016년부터 참여했으며, 현재 광화문시민위원회 소통분과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약 4개월 소통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광화문광장과 달리 4년간 300여회 이상 시민 목소리를 담고, 다듬어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계획이 세워졌다.

소통 과정에는 반대 의견을 가진 지역주민, 시민과 시민단체도 꽤 있었다. 목소리가 엉키고 의견이 겉돌기도 했지만, 시민이 원하는 광장이 무엇인지 소통할수록 명확해졌다.

지난해 12월 시민대토론회에서 있었던 설문 결과를 보면 ‘현재 광장의 변화와 개선 필요성’에 시민 73.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시민단체도 지금의 광장은 보행성이 단절되어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작년 시민소통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최근 공든 탑을 흔드는 조짐이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유명을 달리하자 그간 시민 소통 과정에 참여했던 시민단체가 ‘광화문광장을 그대로 놔두라’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담아온 수많은 시민 의견과 숙의 과정이 훼손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시장공관에서 ‘박 전 시장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을 한다. 그날은 시민단체와 광화문시민위원회를 만나 사업 일정 등 종합적 자문을 하는 자리였다. 이날 박 전 시장은 필자를 포함한 위원회 사람들과 시 직원들 앞에서 사업의 지속 추진 의사를 최종적으로 분명하게 밝혔었다. 이어 7월 서울시는 “시민과 약속된 사업인 서울시정은 중단 없이 굳건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강력한 추진 의지를 공고히 해 더 이상 시민 혼란을 초래하지 않기 위함이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대해 당초 계획에서 변경된 내용을 두고 의견들이 많다. 변경된 계획은 소통 과정에 참여한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동시에 관계기관과 다양하고 면밀한 협의 끝에 나온 결과다. 이런 서울시의 소통에 대해 "소통 노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시민단체들이었다.

조성 계획의 가장 큰손은 ‘시민’이다. 시민은 집회·시위보다는 나무와 숲이 있어 일상에서 휴식할 수 있는 도심공원을 원했고, 품격 있는 문화공간을 원했다. 순탄하지 않았지만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서울시정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시장 권한대행체제라고 시민의 뜻을 담아 이미 결정돼 추진하는 사업을 가로막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약속하고 계획한 대로 걷기 편하고, 일상에 쉼표가 될 공원이 담긴 광장으로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



이정구 전 성공회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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