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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민심 역행'...이낙연, 판돈 큰 대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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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총대'를 멨다. 여권에서는 "온몸으로 책임을 떠 안았다" "독배를 들었다"는 옹호론이 퍼졌다. 하지만 당 밖에서는 "말바꾸기" "성추문 피해자를 향한 3차 가해"라는 비판이 거세다. 사실상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이 대표의 대선 행보도 5개월 뒤 치러지는 서울 ·부산시장 보선 결과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ㆍ부산시장 후보 공천 결정은 지난 8월말 취임한 이 대표가 당 밖의 민심을 역행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각각 부동산 투기와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책임 논란에 휩싸인 김홍걸 이상직 의원의 탈당을 끌어내는 등 당 밖 민심에 부응하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서울·부산 시장 후보 공천 결정은 철저하게 당 내부의 여론에만 귀를 기울였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했다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이 대표가 밀어붙인 이유는 우선 보선 승리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후보공천에 대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지역 여론은 민주당에 아직 우호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공개한 10월 마지막주 여론조사 결과,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로 국민의힘 16%를 앞섰다. 부산에서도 민주당 31%, 국민의힘 33%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4선 우상호 의원, ‘유치원3법’ 통과 주역 박용진 의원 등 후보군도 즐비하다. 부산에서도 지역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선물 보따리’를 풀어, 남은 기간 충분히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한 분위기다.
보선에서 이길 경우 “여론 비판에도 결단을 내렸다”는 승부사 기질이 남은 대선기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유력 대선주자가 당권까지 챙기려 한다”는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전당대회에 뛰어들어 당선됐지만, 지지율 측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등 생각한 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ㆍ부산시장 선거가 이 대표에게 ‘독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꼬리표가 대선 레이스 내내 이 대표를 따라다닐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강점이던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이미지도 일단은 훼손됐다. 당 관계자는 이날 “친문재인계 출신이 아닌 이 대표는 아직 당내 입지를 확고히 다지지 못했다”며 “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대선주자로서 치명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부산시장 보선 공천 여론에 대한 쏟아지는 외부 비판에 당 내부 여론은 이 대표에 대한 옹호론으로 번지고 있어 아직 이 대표에게 돌아올 득실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페이스북에 “(당헌 개정은) 이 대표가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감내해야 할 외길이었다”며 “정치적 운명을 걸고 (책임을) 온몸으로 혼자 떠안은 것"이라고 감쌌다.
※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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