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죽음 부른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구속기소

입력
2020.11.02 15:30
수정
2020.11.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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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등 개인신상정보 무단 공개 혐의

성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 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지난달 15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성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 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지난달 15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혜영 부장검사)는 성범죄자 개인 신상 등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33)씨를 개인정보보호범위반 등의 혐의로 2일 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B대학 교수가 성착취물을 구매하려 한 사실이 없음에도 구매하려했다는 허위의 글을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에 게시하는 등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120여명의 개인신상정보를 170여회에 걸쳐 인스타그램이나 디지털교도소에 올렸다.

또 ‘성범죄자알림e’에 공개된 성범죄자 정보는 성범죄 우려가 있는 자를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지만, 성범죄자 6명의 공개정보를 디지털교도소 등에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보고 이를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를 개설한 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팔로워가 급증하자 언론 보도와 제보 등을 토대로 다른 피해자들 신상정보도 마구잡이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신고로 nbunbang 계정이 삭제되자 남이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하려고 별도의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교도소에 등재된 한 고대생이 경찰에 운영진을 고소한 뒤 수사 진행 도중에 9월 3일 “억울하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디지털교도소는 9월 8일 폐쇄됐다가 3일 뒤 2기 운영자가 재개했고, 지난달 6일 A씨가 베트남에서 붙잡혀 송환되자 다시 폐쇄한 뒤 운영자는 잠적했다. 경찰은 2기 운영자를 추적 중이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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