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키즈' 카카오 김범수, "삼성에서 배운 것 카카오로 이어져"

입력
2020.10.27 22:50
수정
2020.10.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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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장은 삼성이 처음이자 마지막"


김범수(왼쪽) 카카오 의장이 27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도착한 뒤 QR 출입증을 발급받고 있다. 뉴스1

김범수(왼쪽) 카카오 의장이 27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도착한 뒤 QR 출입증을 발급받고 있다. 뉴스1


카카오 내부 행사 외에는 좀처럼 얼굴을 내비치지 않던 김범수(54) 카카오 의장이 27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의장은 삼성SDS 공채 출신의 이른바 '삼성키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9시30분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김 의장은 이건희 회장이 1985년 설립한 삼성SDS(옛 삼성데이타시스템)에 1992년 공채로 입사해 PC통신 '유니텔'을 기획·개발했다.

김 의장은 약 15분간 빈소에서 조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직장은 삼성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삼성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한게임이나 네이버나 카카오로 이어져 왔다"며 "삼성에서 신경영, 한창 변화할 때, 프랑크푸르트 선언할 때 있었던 사람으로서 회장님의 경영(방식)이 (제게도) 배어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삼성SDS) 입사동기였고, 이후 '삼성키즈'들이 한국의 새로운 사업을 이뤄내고 또 네이버·카카오 출신들이 사업을 일궈내는 게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삼성(SDS)에 다닐 땐 (이재용 부회장과) 안면이 있던 사이는 아니라서 유족과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대화만 했다"고 답했다.

삼성SDS는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지원하는 정보통신(IT) 솔루션 기업이다. 애초 그룹사의 IT를 지원하던 부서들이 모여 만들어진 회사로, 일종의 통합 전산실과 같았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절, 삼성SDS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진 '괴짜'들에게 '인터넷 실험실' 역할을 했다. 이들은 삼성의 막강한 지원 아래 컴퓨터와 인터넷 신기술을 접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1997년 삼성그룹 최초의 사내벤처로 출범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도 삼성SDS 출신으로 김 의장과 1992년 입사 동기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증시를 뜨겁게 달군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와 장화진 마이크로소프트 APAC 전략 사장,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등도 삼성SDS 출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엑스구글러(구글 출신 창업자)', '페이팔 마피아(페이팔 출신 창업자)'처럼 삼성SDS 출신의 창업자 모임인 '에스디에스포유닷컴(SDS4U.COM)'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삼성SDS를 'IT 사관학교' 또는 '벤처 사관학교'라 부른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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